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20일 만에 등장, 건재함을 드러낸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20일 만에 등장, 건재함을 드러낸 가운데 "(김 위원장인) 7~10일 이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의 과거 발언이 주목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 건재함을 과시한 가운데 그동안 김 위원장 상태에 대해 '건강이상·사망설'과 '건재설'을 주장한 정치인들의 '엇갈린 예언'이 주목 받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은 2일 김 위원장이 전날이 노동절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20일 만이다.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과 국가정보원 출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7~10일 사이에 나올 것" "조만간 '짠'하고 등장할 것"이라는 예언은 현실이 됐다.

윤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김 위원장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의도적으로 안 한다면 "7~10일 사이에 나와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고 존엄의 권력 공백 상태설이 퍼져나가면 북한 내부의 동요 때문에 김 위원장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의 평안남도 순천 인비료 공장 준공식 참석 사실을 보도한 2일은 윤 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지 5일 만이다.

김 의원 역시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은 조만간 '짠'하고 등장할 것"이라면서 "건강 이상 가능성은 0.0001% 이하일 것이다. 나름 여러 출처를 종합해 내린 판단"이라고 밝혔다.

반면 21대 총선 강남을 지역구에서 당선된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지난달 27일 美 언론인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가 혼자 일어설 수도, 제대로 걸을 수 없다는 점 한가지는 분명하다"며 '건강 이상설'에 무게를 실었다.
탈북민 출신 태영호·지성호 당선자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상태에 대해 '건강이상설'과 '사망설'을 주장해 왔다. 김 위원장의 건재함이 공개됨에 따라 21대 국회 개원을 앞둔 두 사람은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됐다. 사진은 태영호 당선자. /사진=연합뉴스
탈북민 출신 태영호·지성호 당선자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상태에 대해 '건강이상설'과 '사망설'을 주장해 왔다. 김 위원장의 건재함이 공개됨에 따라 21대 국회 개원을 앞둔 두 사람은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됐다. 사진은 태영호 당선자. /사진=연합뉴스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한술 더 떠 '사망설'을 주장했다.

지 당선인은 최근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99%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결과 김정은이 지난 주말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심혈관 쪽 수술을 했는데, 수술 후 쇼크 상태에서 사망한 것 같다"고 구체적으로 발언했다.

또 "1% 그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어 100% 사망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이르면 이번 주말, 늦으면 다음 주 북한이 김정은 사망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탈북민 출신인 두 당선자의 예언이 빗나가면서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두 사람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이 예상된다.

실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태영호·지성호 당선자의 발언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들은 조만간 국민을 대표로 국회의원이 된다"면서 "모든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한 정보의 접근 요구가 가능하다. 어디까지 허락하고, 얼마만큼 믿을 수 있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들이 김정은 위원장에 내뱉은 말들의 근거는 무엇이고 합법적인가"라면서 "소위 정보기관이 활용하는 휴민트 정보라면 그럴 권한과 자격이 있나, 아니면 단순히 추측에 불과한 선동이었느냐"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