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파우치 박사, 팬데믹 대응 중 의회출석 비생산적"
공화당 장악한 상원 출석은 허가 '자가당착'
'소신 발언' 걱정하나…백악관, 코로나19 전문가 하원출석 저지
미국 백악관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하원 청문회 출석을 막았다고 A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 대변인인 애번 홀랜더는 세출위 산하 소위원회가 진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부대응 청문회에 파우치 소장을 소환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홀랜더는 파우치 소장의 증언에 제동을 건 것은 백악관이었다고 한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백악관은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으로 바쁘기 때문에 추후에 의회에 출석할 것이라고 답해, 파우치 소장의 의회 출석을 막은 사실을 시인했다.

주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정부가 안전한 '재가동'과 신속한 백신 개발 등 코로나19 대응에 매진하는 동안, 이런 노력에 연관된 사람을 의회 청문회에 출석시키는 것은 비생산적"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증언을 제공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우치 소장은 불과 2주 후 진행되는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 위원회 청문회에는 출석할 예정이라고 위원회 대변인이 밝혔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청문회와 달리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 청문회에는 파우치 소장의 출석을 백악관이 허가해준 것이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는 파우치 소장은 감염병 사태와 관련한 소신 발언으로 대다수 국민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의 감염병 대응을 과시하며 '이미지 관리'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도 확산 위험을 경고하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 '감염병 대통령'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열성 지지자들은 파우치 소장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파우치 소장의 해임을 주장하는 지지자의 트윗을 리트윗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