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한금투,中 케이팝 펀드에 투자했다 240억 날릴 판
신한금융투자가 'K팝' 콘서트 등에 투자하는 중국 사모펀드(PEF)에 약 260억원을 출자했다가 자금 회수에 차질이 생겼다.

신한금투는 총 530억원(4000만유로) 규모 펀드에 264억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만기가 한달이 지난 현재 펀드 잔액은 20억원 가량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시위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중화권 공연 산업이 타격을 받은 영향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작년 4월 'K-pop Showbiz Asia Ⅱ Fund'(이하 케이팝 2호 펀드)에 선순위 투자자로 펀드 절반 규모인 2000만유로(약 264억원)를 출자했다. 중순위 투자자는 30%(1200만유로), 후순위 투자자인 중국계 공연 기획사 아이엠이인터내셔널(IME International Limited)은 20%(800만유로)를 각각 댔다.

케이팝 2호 펀드는 중국계 운용사인 로얄차이나가 운용을 맡았다. 아이엠이인터내셔널이 기획하는 콘서트와 뮤지컬 등 공연에 투자해 티켓 판매 대금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펀드 만기일인 4월 7일이 지난지 한달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신한금투는 출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 펀드의 계좌에는 20억원 가량만이 남아있다"며 "현재로선 사실상 투자금 전액을 날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아이엠인터내셔널은 기획했던 콘서트의 흥행이 저조하자 남은 티켓 판매대금으로 다른 공연에 재투자를 했다. 하지만 홍콩 시위와 코로나19 등의 사태가 터지면서 이마저도 대규모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로얄차이나는 신한금투에 펀드 만기를 6개월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신한금투는 펀드 만기 연장 조건으로 담보를 설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이엠이인터내셔널 대표인 브라이언 차우(Lim Kean Hwa)가 국내 상장사인 Y사를 인수할 때 받지 못한 300억원이 담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공연 산업의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담보 대상으로 거론되는 300억원 역시 미수금이어서 담보 가치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금투로서는 투자금 대부분을 떼일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신한금투는 앞서 케이팝 2호 펀드 투자자들에게 펀드 만기 연장과 관련한 안내문을 발송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담보설정 논의는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