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가 봉쇄조치 완화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요일인 오는 4일부터 미용실과 상점 등 예약제로 운영되는 가게 영업을 허용할 예정”이라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의무 착용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하에 단계적인 봉쇄완화 방침을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지난달 26일부터 어린이 대상으로 외출금지를 해제한 데 이어 이날부터는 성인들이 운동 등을 위해 외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지금까지는 식료품 및 의약품 구입 등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외출 자체가 불가능했다.

현지 일간 엘파이스는 정부의 봉쇄조치 해제로 이날 수도인 마드리드를 비롯한 곳곳의 도시에서 야외에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고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봉쇄조치를 완화하긴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계속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월요일인 4일부터는 미용실 등 예약제로 운영되는 가게 영업을 허용할 예정이다. 원칙적으로 직원 1명당 1명의 고객만 입장이 가능하다. 엘파이스는 “이달 중순부터 식당과 술집 등도 제한적이나마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된다. 정부는 오는 4일 출근길에 앞서 600만장의 마스크를 주요 교통거점에서 나눠줄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700만장을 지방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스페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날 기준 2만5100명에 달한다. 미국과 이탈리아, 영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누적 확진자는 24만5567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다만 신규 사망자와 확진자는 이날 기준 276명과 2588명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