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변호사. 사진=페이스북 캡처
김소연 변호사. 사진=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일부 보수 진영에서 주장하고 있는 21대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과 관련해 "개표조작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그냥 미친 거다. 의사 선생과 대화를 나누는 게 생산적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총선에서 대전 유성구을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김소연 변호사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진 교수님, 의사 선생님 좀 소개해달라"며 진 전 교수를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의사협회 교수님들 원장님들, 통계학회 박사님들 교수님들, 카이스트 대학원생들까지도 통계 수치 문제와 QR코드 위법성과 url심는 방법 등 구체적 방법이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며 "어느 병원 무슨 과에 가서 어떤 증상으로 진료를 받아야 할지 구체적으로 제안 부탁한다"고 했다.

이어 "진 교수 같은 정도의 좁은 시야와 상상력이라면, 이 세상에 신종범죄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며 "신라젠, 라임, 조국사태 사모펀드, 개국본이 당한 보이스피싱 범죄 등. 진 교수님 상상력 안에서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저는 선거부정을 의심하는 국민들이 제시한 여러 근거들(데이터, 사진, 서명 바뀐 사례, QR코드 등)을 가지고 헌법 기관인 선관위 시스템과 총선 결과에 대하여 정해진 사법 절차에 따라 문제제기를 하고 있을 뿐, 그 방법론에 대해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며 "범죄자들의 심리나 범죄방법을 탐구하고 알아내는 일은 검사들과 프로파일러, 언론이 알아서 잘 하겠지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 교수님 미래통합당이나 보수의 미래가 걱정 되시는가 봅니다"라며 "걱정하는 방법도, 국가의 미래에 대한 구상도 서로 다를 수 있고, 또 그게 지극히 당연하지만 미쳤다, 의사 만나라는 등의 저급한 인신공격은 자제 부탁한다. 상대를 무조건 가르치려고 하는 오만하고 독단적인 자세는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진 전 교수는 3일 페이스북에 연이어 글을 올려 "개표조작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일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시나리오를 제시해 보라. 얼마나 개연적인지 구경 좀 합시다"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개표조작이 가능하게 하려면) 일단 바꿔치기할 투표용지와 인쇄할 인쇄소를 비밀리에 섭외해야 한다"며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을 아르바이트생과 비밀을 지켜줄 사람들을 미리 물색해놔야 한다. 전국 253개의 지역구에서 투표함도 바꿔치기해야 한다. 그러려면 모든 지역의 선관위 직원을 매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매수에 실패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그냥 미친 거다"라면서 "그런 분은 저보다는 의사 선생과 대화를 나누는 게 더 생산적일 거다.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일일이 반박할 필요가 없다. 반박해봐야 또 다른 논리를 만들어 덤빌 것이다. 논리가 아니라 심리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또 다른 글을 통해서도 "개표조작설 퍼뜨리는 이들은 현실감을 완전히 상실한 이들로,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고마운 존재들"이라며 "주관적 원망과 객관적 현실을 분산하지 못하는 상대가 존재하는 한, 연전연승 장기집권은 보장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표조작설 퍼뜨리는 이들도 실은 자기들의 주장을 진짜로 믿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사실과 무관하게 그냥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컨텐츠를 만들어 판매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