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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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중저가폰 아이폰SE 등장에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이 콧대를 낮췄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갤럭시S20 출고가가 무색하게 가격이 20만원대까지 떨어져 '대란'을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0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에 보조금을 전격 지원하고,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대거 살포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지난 3일 기자가 찾은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내 휴대폰 집단상가에선 갤럭시S20(출고가 124만8500원)을 이통사 변경(번호이동), 월 8만원대 요금제 6개월 유지 조건에 현금 20만~30만원선에 팔았다. 같은 조건에 S20플러스(135만3000원)는 35만~45만원선, S20울트라(159만5000원)는 60만원선에 판매했다.

'뽐뿌', '알고사' 등 휴대전화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와 비슷하거나 낮은 금액에 갤럭시S20 시리즈를 구매했다는 후기 글도 대거 올라왔다. 황금 연휴를 맞은 1일을 기점으로 갤럭시S20의 리베이트 금액이 최대 80만원 수준으로 치솟으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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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가 갤럭시S20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최대 35만원 인상한 후 리베이트 규모가 커졌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 14만~27만원, KT가 14만7000~27만8000원 올렸다. LG유플러스는 3사 중 가장 많은 18만9000~35만1000원 상향했다.

월 8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면 SK텔레콤에서는 42만원, KT에서는 48만원, LG유플러스에서는 5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이러한 이통사 지원금 인상은 삼성전자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이통3사와 공시지원금 상향, 출고가 인하, 공동 프로모션 등을 논의한 끝에 지원금 인상을 결정했다. 삼성전자가 지원금 일부를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20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갤럭시S20은 올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 최대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비싼 단말기 가격 탓에 판매량이 전작 갤럭시S10의 70% 내외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아이폰SE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난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앞에 고객이 줄 서 있다.사진=뉴스1
아이폰SE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난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앞에 고객이 줄 서 있다.사진=뉴스1
오는 6일 국내 출시하는 애플 아이폰SE도 갤럭시S20 바겐세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라이벌인 애플이 4년 만에 내놓는 보급형 모델 아이폰SE는 사전판매 첫날 오픈마켓을 필두로 완판 행진을 벌이는 등 흥행이 예상된다.

5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아이폰SE를 필두로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31·51·71) 시리즈, LG전자 매스(대중)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벨벳' 등이 가세한 중저가폰 대전이 본격화하면 몸값이 비싼 갤럭시S20의 판매량이 더 떨어질 것이란 위기의식이 배경에 깔렸다.

이번에 지원금을 대폭 끌어올린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판매량 확보를 위해 출고가 인하 등 '추가 대책'까지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통사 관계자는 "황금 연휴에 발맞춰 삼성전자와 통신사들이 갤럭시S20 공시지원금을 인상했지만 정부 규제 때문에 출혈경쟁을 길게 이어갈 순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갤럭시S20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출고가 인하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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