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실거래가가 넉 달 새 4억원 가량 떨어졌다. /한경DB
강남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실거래가가 넉 달 새 4억원 가량 떨어졌다. /한경DB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재건축을 추진중인 ‘신현대아파트’ 실거래가가 넉 달 새 4억원 가량 떨어졌다. 서울 강남 요지에 위치한 아파트라 인기가 높지만 정부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더블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현대의 전용 108㎡(2층)는 지난달 25억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같은 면적의 물건이 29억원에 매매 거래가 이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호가는 지속해서 떨어져 최근 매물은 23억5000만원 선에 나왔다. 반년 만에 5억원 넘게 내린 셈이다.

중형 면적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단지 전용 84㎡는 올 초에는 28억원에 팔렸지만 지난 3월에는 23억9500만원에 손바뀜하며 4억원 넘게 내렸다. 호가는 23억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이 단지는 강남의 전통적인 부촌 지역으로 꼽히는 압구정동 일대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다. 1982년 입주했으며 최고 13층, 27개동, 총 1924가구로 이뤄졌다. 전용 84~183㎡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로 중대형 면적이 많디.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을 걸어서 5분 만에 갈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경부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로 진입하기도 쉽다. 학군이 우수해 학부모들의 수요가 꾸준하다. 단지 인근에 신사초·중, 현대고가 위치했다.

인근 T공인 관계자는 “교통이 편리하고 한강 접근성도 좋아 전통적인 부촌 단지로 꼽히는 아파트지만 최근엔 매도가 급한 물건 위주로 호가가 떨어지는 분위기”라며 “워낙 고가인데다가 압구정 일대 단지들의 재건축 속도가 느려 부동산 하락기엔 가격 내림폭이 큰 편인 아파트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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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서울 강남 집값은 하락세가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초부터 1억3000만~1억4000만원 떨어졌다. 이 기간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도 2억원 가량 내렸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도 1억~2억원 가량 하락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0.63% 떨어졌다. 월간 기준으로 2012년 11월(-0.63%) 이후 가장 많이 하락했다. 최근 3개월(2월 -0.02%, 3월 -0.17%, 4월 -0.63%) 연속 떨어지며 하락 폭 역시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고, 주택 자금 출처 조사가 강화된 탓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 매수 심리도 위축됐다. 반면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과 오는 6월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 종료가 맞물려 매물은 늘면서 호가는 점점 내려가는 추세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