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 /사진=한경DB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 /사진=한경DB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는 4일 지난 4·15 총선을 두고 "여당이 워낙 못해서 패배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KBS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가 잘해서 여당이 승리한 것이 아니다. 나는 거꾸로라고 본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야당이 워낙 못하다 보니까 찍을 곳이 없어서 180석이라는 거대여당이 탄생했다"라면서 "25년 정치했지만 이런걸 처음 봤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금 아마 제 기억으로는 몇십 년 동안 이런게 처음"이라며 "박정희 정권 때도 민주공화당과 유신정우회가 있어 180석이 가능했었고 민주자유당도 3당 합당을 통해서 거대여당을 구성한 적은 있었지만, 단일정당이 180석을 차지한 것은 처음 봤다"라고 평가했다.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의 당 운영방식을 두고 '참패' 할 것이라고 예견했었다'라는 질문엔 "4월15일 밤이 되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집에 간다고 전에 말한 바 있다"라면서 "종로에서 패하는 황 전 대표가 집에 가거나 수성을에서 패하는 제가 집에 갈 것이라고 했다"라고 답했다.

통합당 내에서 표류하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와 관련해선 "제가 지금 밖에 나와 있기 때문에 당의 문제를 왈가왈부하기가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당선자 총회에서 결정을 다시 할 것"이라며 "끝난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저희 당내에도 비대위원장 할 만한 분들이 많다. 우리 당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스스로 자립할 생각을 하지 않고 외부에서 사람을 데리고 오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라면서 "그런데 데리고 와서 우리가 성공한 전례가 없다. 이번에도 저는 밖에 있지만 당 내부에서 훌륭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 중심으로 당을 재건해봤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당 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에 대해선 "저는 짐을 지기 싫다. 지난번에 탄핵으로 궤멸 된 뒤 당 지지율이 4%일 때 대선에 한 번 나갔었다"라면서 "그때 어려운 짐을 한 번 졌고 또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남북화해무드에서 짐을 진 적이 있다. 두 번에 걸쳐 당이 궤멸 위기에 있을 때 책임을 진 적이 있기에 당에서 그런 역할을 하기보다 훌륭하고 성장한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저희 당에도 올라오는 사람이 참 많다. 그분들이 당을 이끌어 주면 저는 뒤에서 병풍 역할을 하는 것이 맞다"라면서 "저는 당에 돌아가더라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병풍 역할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한다. 4선 5선 된 능력 있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 중에서 지도부를 구성한 다음 당을 이끌고 저나 조금 더 선배 되는 사람들은 뒤에서 바람막이를 하는 것이 옳다"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 자신을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선 "저하고 대척점에 선 사람도 조금 있다. 문제는 야당이 힘든 판이 됐는데 전부 이제 하나가 되면서 문재인 정권에 대응을 해야 한다"라면서 "그래야만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 여기서 갈라지고 패싸움을 해서는 또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