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원 전용기기 대신 무료앱·유튜브 교육으로 학부모 부담 경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학습이 크게 확산하면서 교육업체들의 학습지 서비스가 디지털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온라인 학습지 등 대표적인 비대면 교육 서비스에서 필수로 여겨지던 전용 기기 대신 스마트폰 등 개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수업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재능교육은 5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료 콘텐츠 개방에서 '누구나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정책'을 고수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출시한 '재능AI수학'은 가정에서 쓰던 태블릿PC나 스마트폰으로 재능교육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사이트에 접속하면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별도의 전용 기기는 필요하지 않다.

해당 콘텐츠에는 개방 한 달 만에 4만4천여명 이상이 신청했다.

"전용패드 살 필요 없어요"…문턱 낮춘 학습지 서비스
재능교육 관계자는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추고 디지털 교육 격차를 해소하자는 취지"라며 "앞으로 다른 서비스에도 별도의 전용기기는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방문 학습으로 운영돼온 초·중등 대상 학습지는 최근 몇 년 새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전용 기기를 이용한 온라인 수업이나 화상 관리 서비스 등이 더해졌다.

그러나 전용기기 가격만 40만~60만원에 달해 학부모에게는 적잖은 부담이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 모(38) 씨는 "코로나19로 기존에 방문 교사를 통해 받던 학습지 수업을 온라인으로 변경하려고 했는데 기기 구매비까지 포함하면 다달이 10만원 정도를 내야 했다"며 "일부 영어교육 서비스는 고가의 DVD플레이어를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교육업체들이 잇따라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개방하거나, 일반 기기로도 접속할 수 있도록 앱이나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문턱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교원그룹은 전용 태블릿PC와 전용 펜·지우개 등을 함께 구매해야 이용이 가능했던 스마트구몬의 일부 학습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누구나 로그인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빨간펜 전용 콘텐츠도 유튜브 'REDPEN(레드펜) AI' 채널을 통해 3~4월 학교 진도에 맞춰 각 교과목 90여개 강좌를 공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업계 최초로 콘텐츠 무료 개방에 나선 웅진씽크빅은 유튜브 '스마트올TV' 채널에 매일 30~50개의 학습 영상을 올리고 있다.

예전에는 웅진씽크빅 전용 태블릿PC를 갖춘 온라인 회원에게만 공개되던 자료들이다.

"전용패드 살 필요 없어요"…문턱 낮춘 학습지 서비스
해당 채널은 3월 초 개설 이후 2개월 만에 구독자가 1만5천명까지 늘었고, 전체 콘텐츠 조회 수도 700만회를 넘어섰다.

일부 콘텐츠는 11만7천회 조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교육업계의 '새 기준'(뉴노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교육업체들은 고가의 기기를 개발하고 회원 전용 콘텐츠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지금은 오히려 '개방'이 화두로 떠올랐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업계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