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오히려 다른 나라에 비하면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4%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타 국가들과의 상황을 같이 놓고 비교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세계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4.8%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분기(-1.1%) 이후 6년 만에 역성장을 한 데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8년 4분기(-8.4%) 이후 최악이다.

외신들은 금융위기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역대 가장 긴 확장 국면을 이어왔던 미국 경제가 결국 침체에 빠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과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중국 경제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1분기 성장률이 -6.8%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1992년 이후 28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유럽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1분기 성장률도 -1.9%를 기록했다. 독일의 싱크탱크인 이포(Ifo) 경제연구소는 최근 독일의 올 1분기 성장률이 -1.9%에 그친 데 이어 2분기엔 -12.2%까지 악화할 것이라며 올해 독일 경제가 -6.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의 3대 경제국인 스페인의 1분기 성장률은 -5.2%로 집계됐다.

다른 선진국들이 이처럼 급격한 성장률 둔화를 겪고 있는데 비해 한국이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은 한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면 경제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평가다.

코로나19가 창궐한 대부분 선진국들은 '셧다운'에 들어갔지만 한국은 셧다운에 돌입하지 않았다. 한국은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코로나를 거의 극복하고 있는데 이어 경제도 전면적인 셧다운 없이 코로나 위기를 넘기고 있는 것이다.

외신들은 코로나19 출구 전략을 구사하려면 한국을 보라는 보도를 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 채널인 CNBC는 코로나19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세계경제가 충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의 코로나19 출구전략을 주시해야 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한국이 경제활동을 억압하지 않고도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을 억제했고, 그 결과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성장률도 지켰다는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올해 실질 성장률을 -1.2%로 전망했다. 한국만 놓고 보면 22년만의 마이너스 성장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과 비교하면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여파가 1분기부터 한국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2분기 중반부터는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위험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계속된 경기 상황 주시와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