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업종별 매출 추이(아사히신문)
주요 업종별 매출 추이(아사히신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에 내린 긴급사태선언을 이달 말까지 연장함에 따라 23조엔(약 264조원)의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한 달 동안 긴급사태선언으로 입은 손실을 합하면 국내총생산(GDP)의 8.4%분이 감소할 전망이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선언을 오는 6일에서 31일까지로 추가 연장함에 따라 실질 GDP가 23조1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5일 분석했다. 지난달 7일부터 이달 6일까지 긴급사태선언으로 발생한 손실은 21조9000억엔으로 추산했다. 4월7일부터 5월31일까지 약 두 달간의 긴급사태선언으로 일본 GDP가 45조엔(약 516조원)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연간 실질 GDP의 8.4%에 해당하는 액수다.

긴급사태선언 연장으로 인한 손실규모가 더 큰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외출자제와 휴업요청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이전보다 더욱 급속히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구마노 히데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사히신문에 "잠수할 때 처음 30초보다 마지막 30초가 더 고통스러운 것처럼 경제가 받는 스트레스도 지금까지의 1개월보다 앞으로 1개월이 더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 한달간 매출이 33.4% 감소한 대형 백화점 4사는 식품점을 제외한 전관을 휴업한 영향으로 4월 매출이 70~80%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차 판매대수도 3월 -8.3%에서 -28.6%로 감소폭이 커질 전망이다. 외식업은 3월 한달간 매출이 17.3% 줄었는데 일본푸드서비스협회는 "4월의 매출 감소폭을 전망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60~70% 감소했던 항공기 여객수요는 9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도산하는 기업수도 급증하고 있다. 3월까지 누적 도산건수는 31건이었지만 4월에는 108건으로 3배 늘었다. 숙박업(26건), 음식업(16건), 의류회사(10건) 등 소비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에 피해가 집중됐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6월 이후에도 외출자제와 휴업요청이 한번에 해소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실질 GDP가 3분기 또다시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일본 GDP는 4분기 연속 감소한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은 "성장률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정부가 10조엔 규모의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