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다 한다…'언택트 금융'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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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자산관리부터 보험 분석·신용카드 상담까지 비대면
‘코로나 이전의 금융은 잊어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불과 석 달여 만에 우리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금융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람을 직접 마주하지 않고 일을 처리하는 ‘언택트(비대면) 신드롬’은 금융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 언택트 금융은 금융회사의 생사를 가르는 기준이 됐다. 은행을 찾지 않거나 설계사를 만나지 않더라도 그동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 이상을 원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회사가 선보이는 언택트 서비스는 어디까지 진화하고 있나.
투자상담부터 대출까지 언택트
은행들은 투자상담부터 자산관리는 물론 대출까지 모든 영업 과정에 언택트 개념을 입히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 화상상담 시스템’을 내놓는다. 본부와 PB센터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태블릿PC를 통해 소비자에게 금융 상담을 해 주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의 세무, 법률, 투자, 은퇴설계 전문가들이 화상으로 소비자의 금융 애로사항을 들어준다. 신한은행은 연내에 화상상담을 통해 투자 상품까지 판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활용한 ‘스타샷 서비스’를 지난 2월 보강했다. 사진을 찍어서 보내는 것만으로 공과금 납부는 물론 각종 서류 제출을 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영업점에서만 건네줬던 통장과 보안카드, 일회용 비밀번호(OTP) 발생기, 예금잔액증명서, 부채증명서 등까지 우체국 등기로 보내준다. 더욱 편리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위해 ‘KB모바일인증서’도 개발했다.
하나은행은 인공지능(AI) 금융서비스인 하이(HAI)와 로보어드바이저 하이로보(HAI Robo)를 운영 중이다. 이들 서비스는 문자와 음성을 모두 인식해 반응한다. 외국 화폐를 촬영하면 원화 환전금액을 바로 알려주고, 공과금을 지로 촬영으로 수납할 수도 있다. 아바타 금융비서 캐릭터(HAI)와 실제 대화하듯 은행 거래를 비대면으로 빠르게 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소비자의 투자 성향과 니즈를 반영하는 하이브리드형 로보어드바이저 ‘우리 로보-알파’를 제공한다. 비대면으로 펀드 등에 가입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비대면 전용 대출을 내놨다. NH스마트뱅킹 앱에서 제공하는 ‘신 파일러(thin-filer·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람들) 대출’은 시간 제약 없이 대출 한도와 금리를 조회해 곧바로 돈을 빌릴 수 있다. SC제일은행은 온라인 방송국 SC러닝스튜디오를 열어 실시간 자산관리 강연인 ‘웰쓰케어 웹 세미나’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보험 분석 서비스
보험업계에서도 언택트 바람이 거세다. 삼성화재는 최근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으로 보험 가입 내역을 알기 쉽게 분석해 주는 ‘셀프 보장분석’ 서비스를 출시했다. 여러 보험사의 가입 내역을 확인해 부족한 보장을 보완하거나 불필요한 보험료를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출시 후 100일 동안 약 1만6000명이 접속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3월 가입자가 사고 즉시 보상 전문가와 영상통화로 상담하는 ‘DB V시스템’을 내놨다. 현장정보 수집과 초기 조치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고로 인한 교통 혼잡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교보생명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AI 기반의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안에 카카오 AI 챗봇(채팅 로봇)으로 비대면 보험 상담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한생명은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원터치 스크래핑 서류 제출 서비스’를 내놨다. 가입자가 행정기관에서 발급해야 하는 필수 증빙서류를 스크래핑(긁어오기) 기술을 활용해 보험사에 자동으로 제출하는 기능이 담겼다. 인적 사항 변경 때 쓰는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세금 환급 업무에 필요한 연금보험료 등의 소득·세액 공제확인서를 따로 발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앱에서 바로 낼 수 있다.
신용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 3월 비대면 상담 서비스 ‘디지털 ARS’를 출시했다. 고객센터로 전화하면 모바일 홈페이지에 자동으로 연결되면서 상담사 안내 없이도 스스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디지털 ARS 서비스는 상담사를 통해 처리되는 업무의 90% 정도까지 커버한다. 카드 사용자가 소지한 카드 비밀번호 네 자리 입력만으로 인증이 가능하다. 롯데카드 디지털 ARS는 스마트폰 전용 서비스로, 기존 음성 ARS처럼 음성 안내를 듣지 않고도 카드 회원이 화면을 보면서 상담 업무를 볼 수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불과 석 달여 만에 우리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금융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람을 직접 마주하지 않고 일을 처리하는 ‘언택트(비대면) 신드롬’은 금융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 언택트 금융은 금융회사의 생사를 가르는 기준이 됐다. 은행을 찾지 않거나 설계사를 만나지 않더라도 그동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 이상을 원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회사가 선보이는 언택트 서비스는 어디까지 진화하고 있나.
투자상담부터 대출까지 언택트
은행들은 투자상담부터 자산관리는 물론 대출까지 모든 영업 과정에 언택트 개념을 입히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 화상상담 시스템’을 내놓는다. 본부와 PB센터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태블릿PC를 통해 소비자에게 금융 상담을 해 주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의 세무, 법률, 투자, 은퇴설계 전문가들이 화상으로 소비자의 금융 애로사항을 들어준다. 신한은행은 연내에 화상상담을 통해 투자 상품까지 판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활용한 ‘스타샷 서비스’를 지난 2월 보강했다. 사진을 찍어서 보내는 것만으로 공과금 납부는 물론 각종 서류 제출을 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영업점에서만 건네줬던 통장과 보안카드, 일회용 비밀번호(OTP) 발생기, 예금잔액증명서, 부채증명서 등까지 우체국 등기로 보내준다. 더욱 편리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위해 ‘KB모바일인증서’도 개발했다.
하나은행은 인공지능(AI) 금융서비스인 하이(HAI)와 로보어드바이저 하이로보(HAI Robo)를 운영 중이다. 이들 서비스는 문자와 음성을 모두 인식해 반응한다. 외국 화폐를 촬영하면 원화 환전금액을 바로 알려주고, 공과금을 지로 촬영으로 수납할 수도 있다. 아바타 금융비서 캐릭터(HAI)와 실제 대화하듯 은행 거래를 비대면으로 빠르게 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소비자의 투자 성향과 니즈를 반영하는 하이브리드형 로보어드바이저 ‘우리 로보-알파’를 제공한다. 비대면으로 펀드 등에 가입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비대면 전용 대출을 내놨다. NH스마트뱅킹 앱에서 제공하는 ‘신 파일러(thin-filer·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람들) 대출’은 시간 제약 없이 대출 한도와 금리를 조회해 곧바로 돈을 빌릴 수 있다. SC제일은행은 온라인 방송국 SC러닝스튜디오를 열어 실시간 자산관리 강연인 ‘웰쓰케어 웹 세미나’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보험 분석 서비스
보험업계에서도 언택트 바람이 거세다. 삼성화재는 최근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으로 보험 가입 내역을 알기 쉽게 분석해 주는 ‘셀프 보장분석’ 서비스를 출시했다. 여러 보험사의 가입 내역을 확인해 부족한 보장을 보완하거나 불필요한 보험료를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출시 후 100일 동안 약 1만6000명이 접속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3월 가입자가 사고 즉시 보상 전문가와 영상통화로 상담하는 ‘DB V시스템’을 내놨다. 현장정보 수집과 초기 조치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고로 인한 교통 혼잡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교보생명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AI 기반의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안에 카카오 AI 챗봇(채팅 로봇)으로 비대면 보험 상담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한생명은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원터치 스크래핑 서류 제출 서비스’를 내놨다. 가입자가 행정기관에서 발급해야 하는 필수 증빙서류를 스크래핑(긁어오기) 기술을 활용해 보험사에 자동으로 제출하는 기능이 담겼다. 인적 사항 변경 때 쓰는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세금 환급 업무에 필요한 연금보험료 등의 소득·세액 공제확인서를 따로 발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앱에서 바로 낼 수 있다.
신용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 3월 비대면 상담 서비스 ‘디지털 ARS’를 출시했다. 고객센터로 전화하면 모바일 홈페이지에 자동으로 연결되면서 상담사 안내 없이도 스스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디지털 ARS 서비스는 상담사를 통해 처리되는 업무의 90% 정도까지 커버한다. 카드 사용자가 소지한 카드 비밀번호 네 자리 입력만으로 인증이 가능하다. 롯데카드 디지털 ARS는 스마트폰 전용 서비스로, 기존 음성 ARS처럼 음성 안내를 듣지 않고도 카드 회원이 화면을 보면서 상담 업무를 볼 수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