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전 주민 자가격리 조치와 차량 통행증 제도가 도입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간) 경찰이 시내로 들어가려는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의 신분증과 통행증 소유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전 주민 자가격리 조치와 차량 통행증 제도가 도입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간) 경찰이 시내로 들어가려는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의 신분증과 통행증 소유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러시아에서 정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던 의사 3명이 잇따라 병원 창문에서 추락하는 '의문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 CNN방송과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모스크바 인근 스타시티의 한 응급의료시설 원장인 나틸리아 레베데바가 병원 창문에서 추락해 숨졌다.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비극적 사고"라며 레베데바가 코로나19 의심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일에는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있는 한 병원의 원장대행 엘레나 네포므냐스차야가 숨졌다. 네포므냐스차야는 지난달 26일 병원 창문에서 떨어진 뒤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포므냐스차야는 병원 시설을 코로나19 치료소로 전환하는 문제를 놓고 지역 보건 관리들과 회의를 하던 중 창문으로 떨어졌다.

네포므냐스차야는 보호장비 부족을 이유로 병원을 코로나19 치료소로 전환하는 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보로네시의 노보우스만스카야 병원 응급실 의사 알렉산더 슐레포브가 역시 병원 2층 창문에서 추락했다. 슐레포브는 현재 중태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슐레포브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지난달 22일부터 해당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슐레포브는 입원하던 날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통해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린 후에도 병원 측에서 계속 일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NYT는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이의를 제기하던 3명의 의사가 모두 병원 창문에서 추락했다"며 "이들의 추락은 경찰이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의사들을 단속하던 와중에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가파르다. 전날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4만5268명으로 집계돼 세계에서 7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