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청년층(15~29세) 고용 충격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훨씬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층 고용 위기는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KDI의 경고…"청년층 고용 위기 상당기간 이어질 듯"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 보고서를 통해 지난 3월 청년층 고용률은 계절조정 기준으로 1월 대비 2.6%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0.8~1.8%포인트 하락한 다른 연령층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여파로 청년층 고용이 많은 대면 업종의 소비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청년층 고용 충격은 2분기 이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3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감염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각국의 통제가 강화된 영향이 2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 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을 가정하면 내년 1분기까지 청년 고용률은 1%포인트 이상 추가로 낮아질 것이며 청년 취업자 수는 10만 명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의 충격이 온다면 취업자 감소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에서 “코로나19 이전에도 청년 고용은 심각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청년 고용률은 2017년 4분기 이후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는 고용지표 개선이라기보다 인구구조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KDI가 인구비중을 2018년 3월 기준으로 고정한 뒤 청년고용률을 계산한 결과 2016년 4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고용률이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코로나19 전후로 나타나고 있는 청년 고용대란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 때 장기적 관점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로 청년들이 저품질 일자리에 취업하게 되면 향후 임금격차를 메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연구위원은 “일자리가 없다고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면 코로나19 영향이 사라진 뒤 구직을 시작하는 신규 취업자와의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며 “10년이 지나도 임금격차는 메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KDI는 보건의료 분야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미취업 신규 구직자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구직 경험이 없어 고용보험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없고, 가구단위로 지원하는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혜택도 누리지 못한다. 한 연구위원은 “기업에 청년 고용 장려금을 한시적으로 주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