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은행들이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지분을 15% 이상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은 대형 은행들이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핀테크 업체 지분을 15%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한 출자 한도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6월 작성할 국가성장전략에 이를 반영해 내년 정기 국회에 은행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 규제 완화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은행들은 금융청 인가를 받아 핀테크 기업 등 IT 관련 업체 지분을 15% 넘게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금융청 인가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등록만으로도 지분 인수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은행 자회사들의 매출 규제도 풀린다. 그동안 은행 자회사들은 매출의 50% 이상을 모회사인 은행과의 거래로 올려야 했다. 규제가 완화되면 은행 자회사들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거나 주택담보대출 고객에게 각종 인터넷 광고도 할 수 있다.

자민당은 기업회생 절차에 따라 매물로 나오는 부동산에 한해 은행의 부동산중개업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대대적인 지점 축소를 진행 중인 은행들은 지점 폐쇄로 발생하는 부동산 자산의 자유로운 임대를 요청하고 있다. 또 같은 금융그룹 안에 있는 은행과 증권사는 해외 법인고객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허용된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은행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최근 IT 대기업들이 금융업에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기존 금융업체들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기존 은행들이 핀테크 업체와 시너지를 내면서 서비스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