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창사 이래 최대 적자…해외확산 지속하는 한 호전 난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휩쓸고 간 국내 여행업계의 올해 1분기 성적표는 참혹했다.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인 아웃바운드 부문의 양대 메이저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매출이 코로나19에 따른 여행객 감소로 반 토막이 났다.

중소 여행사의 시장은 그야말로 초토화됐을 것이라는 추정에 이론이 달리지 않는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6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와 같은 대형업체도 휘청이는 마당에 소규모 여행업체는 도산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토해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1분기 매출 급감과 적자 전환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이날 실제 발표된 수치는 충격적이었다.

코로나19로 깊은 수렁 빠진 여행업계…1·2위 업체도 적자 기록
두 회사 모두 엄청난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하나투어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275억3천400만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하나투어가 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창사 이래 처음이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 급감한 1천10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348억7천200만원이었다.

모두투어도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91억원보다 1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44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2.07% 감소했다.

순손실은 1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해외여행 상품에 수입을 의존하는 아웃바운드 업계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코로나19 차단을 이유로 한국 여행객의 입국이 제한 또는 금지되면서 최전선에서 치명상을 입었다.

아예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여행업계는 망연자실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졌던 지난 3월 해외로 출국한 우리나라 관광객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무려 93.9% 곤두박질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해외여행 상품 판매가 3월과 4월 모두 99% 폭락하며 사실상 '매출 제로(0)'라는 초유의 기록을 남겼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전체 상품 중 해외여행 비중은 90%가 넘는다.

국내의 코로나19 확산은 다소 진정됐지만, 해외에서 코로나19가 '진행 중'인 한 여행업계의 상황이 호전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다수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96%의 전 세계 도착지들이 해외여행 제한이나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4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25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2만5천명 안팎, 사망자는 하루 1천750명 안팎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집계된다.

코로나19로 깊은 수렁 빠진 여행업계…1·2위 업체도 적자 기록
하나투어를 비롯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일제히 주3일제, 유급휴직 등 비상경영 대책을 가동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내 여행업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암울한 관측도 나온다.

여행업은 국내에서 확산이 진정되더라도 해외에서 지속하는 한 코로나19 수렁에서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예 매출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 2분기 실적도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