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리 "책임있는 위치 아냐"
장제원 "눈물 없는 정치의 진수"
21대 총선 당선자이자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4시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이천시 서희 청소년문화센터 체육관을 찾았다.
그의 방문 소식을 미리 접한 유가족 30여명은 이 전 총리와 면담을 하기 위해 체육관 한편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에 모여있었다.
유가족들은 "노동자들의 죽음이 계속 이어지는데 어떻게 할 거냐", "이번 사고에 대한 대책을 갖고 왔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제가 지금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이 있는 위치에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여러분들의 말씀을 잘 전달하고 이른 시일 내에 협의가 마무리되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한 유가족이 "대안을 갖고 와라. 유가족들 데리고 장난치는 거냐"라고 물었고 이 전 총리는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한 조문객으로 왔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마음을 전달하겠다고 말씀드렸지 않나"라고 말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 전 총리의 발언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옮기면서 "등골이 오싹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6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이 전 총리는 너무 맞는 말을 너무 논리적으로 틀린 말 하나 없이 했다. 그런데 왜 이리 소름 돋냐.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직전 총리이자 4선 국회의원, 전직 전남지사,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인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은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을 본다.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를 본다"라면서 "이 전 총리께서 현직 총리 재직 시절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장례식장에서 보인 눈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눈물을 참으며 읽은 기념사,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보인 눈물을 기억한다. 그 눈물들은 현직 총리로서 흘린 눈물이었나 보다. 눈물도 현직과 전직은 다른가 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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