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99%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발전용 석탄(thermal coal)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수요 감소 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에 달해서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발간한 ‘글로벌 에너지 리뷰’에서 “세계 석탄 수요가 올해 약 8% 감소할 것”이라며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석탄 발전량이 줄고 있다”고 밝혔다.

발전용 석탄 가격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서유럽에서 수입하는 석탄값은 t당 40달러를 밑돌고 있다.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아시아 시장의 벤치마크로 꼽히는 고품질 호주산 석탄 가격은 현재 t당 51달러로, 1개월 전의 68달러 대비 25% 급락했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산 저급 석탄 가격은 t당 24달러에 불과하다.

발전용 석탄의 수요 자체도 뚝 떨어졌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의 지난달 석탄 하역량은 1년 전 대비 각각 74%, 55%, 58% 감소했다. 헤지펀드인 파랄로스의 드미트리스 폴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글로벌 석탄 구매 수요가 바닥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석탄 수요는 작년에 이미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업체인 에너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석탄 소비량은 76억4400만t으로, 전년보다 1.3% 줄었다. 선진국들의 석탄발전 단계적 폐쇄 및 에너지 다소비 국가들의 석탄 의존도 감소, 주요 금융회사들의 석탄 투자 철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석탄 가격 하락은 국내 에너지 시장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석탄 발전을 통한 전력생산 비중이 작년 40.7%에 달했을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