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대표 "매그나칩을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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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대표 인터뷰
4년간 연평균 14% 성장 예상되는
스마트폰 OLED 사업도 강화
4년간 연평균 14% 성장 예상되는
스마트폰 OLED 사업도 강화
“제 꿈은 매그나칩을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최근 서울 테헤란로 서울 R&D(연구개발) 오피스에서 만난 김영준 매그나칩반도체 대표(CEO·사진)는 경영 목표를 묻는 말에 영업이익과 같은 숫자를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실력과 인품을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가 매그나칩에 뿌리내리면 글로벌 인재들이 알아서 찾아오고 회사도 성장할 것이란 얘기였다.
김 대표의 포부는 인텔, 카비움 같은 실리콘밸리 반도체 기업에서 일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유롭고 진취적인 기업문화 속에서 임직원의 창의성이 발현되고, 회사 발전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설명이다. 그는 “매그나칩을 한국 회사도 미국 회사도 아닌 진짜 글로벌 회사로 키우고 싶다”며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싶은 인재들이 모이는 곳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OLED DDI칩 기술력 세계 최고
김 대표는 2013년 매그나칩에 합류했다. 2015년부터 CEO를 맡고 있다. 파격적인 인사 등을 통해 회사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그나칩의 주력 사업으로서 회사 실적을 굳건하게 떠받치고 있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칩) 사업이 좋은 사례로 꼽힌다. DDI칩은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수많은 화소를 조정해 다양한 색을 구현하는 반도체다.
그는 CEO에 취임하자마자 디자인 담당 임원을 교체했다. 만 40세가 안 된 상무를 DDI칩 책임자로 발탁해 조직에 변화를 줬다. 꾸준히 인사 개혁에 나서 임원의 60%를 교체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도 실행에 옮겼다. 김 대표는 LCD용 DDI칩 사업은 과감히 접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집중했다. 세계 중소형 패널 시장이 AM(능동형) OLED로 변해가는 분위기를 빠르게 간파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대표는 “2015년 4분기 매그나칩의 AM OLED DDI칩 점유율이 38%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OLED DDI칩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다. 인터뷰 내내 “특정 그룹에 속하지 않은 독립 DDI칩 제조업체 중 매그나칩이 세계 1위”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대표의 자신감은 최근 급증한 OLED DDI칩 실적에서 나온다. 지난해 매그나칩의 OLED DDI칩 매출은 2억6700만달러로 2018년 대비 42% 늘었다. 김 대표는 “2003년부터 OELD 사업을 시작해 칩을 작게 만드는 디자인 노하우를 많이 축적하고 있다”며 “전력을 가장 적게 소비하는 28㎚(나노미터·1㎚=10억분의 1m) OLED DDI칩을 대량 생산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DDI칩과 함께 매그나칩의 양대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파워반도체도 김 대표의 작품으로 꼽힌다. 가전기기 등에 필요한 정격 전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매그나칩은 스마트폰 배터리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배터리 FET(field effect transistor), 가전 등에 들어가는 슈퍼정션모스펫 등의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 중이다. 김 대표는 “부가가치가 높은 슈퍼정션모스펫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전체 파워부문 매출의 5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매각은 ‘선택과 집중’ 일환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는 8인치(200㎜)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매각한 것도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매그나칩은 지난 3월 한국 사모펀드(PEF)인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 크레디언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파운드리사업을 4억3500만달러(약 5300억원)에 매각했다. PEF엔 SK하이닉스도 투자했다. 김 대표는 ‘매그나칩이 파운드리 회사로 남을 것인지, 제품 회사로 남을 것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매그나칩은 지난 3년간의 회사 실적을 봤을 때 DDI와 파워반도체 성장률이 높았던 점, 반도체 개발 관련 고급 인력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해 결국 파운드리 사업을 팔기로 했다.
김 대표는 “파운드리와 제품 개발 사업은 시너지가 전혀 없다”며 “파운드리는 팹이 많고 기술 개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는 큰 회사가 가져가는 편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LED가 신성장동력
매그나칩은 매각 대금을 부채 상환, 신성장동력 확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4년간 연평균 14% 성장이 전망되는 스마트폰 OLED 시장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대비한다. 김 대표는 “최근 세계 최초로 대형 마이크로LED TV를 위한 액티브매티릭스 마이크로LED칩을 개발했다”며 “4K(고화질)를 넘어 8K(초고화질)까지 자유롭게 TV 사이즈와 해상도를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투자와 고용을 꾸준히 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선 한국 인재가 세계 최고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요 대형 고객이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영향도 있다. 김 대표는 “OLED DDI칩을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이 해외엔 많지 않다”며 “OLED DDI칩과 파워반도체는 팹리스(설계전문기업) 체제로 운영하고 파워 디스크리트 전력 제품은 구미공장에서 계속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글=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최근 서울 테헤란로 서울 R&D(연구개발) 오피스에서 만난 김영준 매그나칩반도체 대표(CEO·사진)는 경영 목표를 묻는 말에 영업이익과 같은 숫자를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실력과 인품을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가 매그나칩에 뿌리내리면 글로벌 인재들이 알아서 찾아오고 회사도 성장할 것이란 얘기였다.
김 대표의 포부는 인텔, 카비움 같은 실리콘밸리 반도체 기업에서 일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유롭고 진취적인 기업문화 속에서 임직원의 창의성이 발현되고, 회사 발전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설명이다. 그는 “매그나칩을 한국 회사도 미국 회사도 아닌 진짜 글로벌 회사로 키우고 싶다”며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싶은 인재들이 모이는 곳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OLED DDI칩 기술력 세계 최고
김 대표는 2013년 매그나칩에 합류했다. 2015년부터 CEO를 맡고 있다. 파격적인 인사 등을 통해 회사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그나칩의 주력 사업으로서 회사 실적을 굳건하게 떠받치고 있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칩) 사업이 좋은 사례로 꼽힌다. DDI칩은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수많은 화소를 조정해 다양한 색을 구현하는 반도체다.
그는 CEO에 취임하자마자 디자인 담당 임원을 교체했다. 만 40세가 안 된 상무를 DDI칩 책임자로 발탁해 조직에 변화를 줬다. 꾸준히 인사 개혁에 나서 임원의 60%를 교체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도 실행에 옮겼다. 김 대표는 LCD용 DDI칩 사업은 과감히 접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집중했다. 세계 중소형 패널 시장이 AM(능동형) OLED로 변해가는 분위기를 빠르게 간파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대표는 “2015년 4분기 매그나칩의 AM OLED DDI칩 점유율이 38%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OLED DDI칩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다. 인터뷰 내내 “특정 그룹에 속하지 않은 독립 DDI칩 제조업체 중 매그나칩이 세계 1위”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대표의 자신감은 최근 급증한 OLED DDI칩 실적에서 나온다. 지난해 매그나칩의 OLED DDI칩 매출은 2억6700만달러로 2018년 대비 42% 늘었다. 김 대표는 “2003년부터 OELD 사업을 시작해 칩을 작게 만드는 디자인 노하우를 많이 축적하고 있다”며 “전력을 가장 적게 소비하는 28㎚(나노미터·1㎚=10억분의 1m) OLED DDI칩을 대량 생산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DDI칩과 함께 매그나칩의 양대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파워반도체도 김 대표의 작품으로 꼽힌다. 가전기기 등에 필요한 정격 전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매그나칩은 스마트폰 배터리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배터리 FET(field effect transistor), 가전 등에 들어가는 슈퍼정션모스펫 등의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 중이다. 김 대표는 “부가가치가 높은 슈퍼정션모스펫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전체 파워부문 매출의 5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매각은 ‘선택과 집중’ 일환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는 8인치(200㎜)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매각한 것도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매그나칩은 지난 3월 한국 사모펀드(PEF)인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 크레디언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파운드리사업을 4억3500만달러(약 5300억원)에 매각했다. PEF엔 SK하이닉스도 투자했다. 김 대표는 ‘매그나칩이 파운드리 회사로 남을 것인지, 제품 회사로 남을 것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매그나칩은 지난 3년간의 회사 실적을 봤을 때 DDI와 파워반도체 성장률이 높았던 점, 반도체 개발 관련 고급 인력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해 결국 파운드리 사업을 팔기로 했다.
김 대표는 “파운드리와 제품 개발 사업은 시너지가 전혀 없다”며 “파운드리는 팹이 많고 기술 개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는 큰 회사가 가져가는 편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LED가 신성장동력
매그나칩은 매각 대금을 부채 상환, 신성장동력 확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4년간 연평균 14% 성장이 전망되는 스마트폰 OLED 시장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대비한다. 김 대표는 “최근 세계 최초로 대형 마이크로LED TV를 위한 액티브매티릭스 마이크로LED칩을 개발했다”며 “4K(고화질)를 넘어 8K(초고화질)까지 자유롭게 TV 사이즈와 해상도를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투자와 고용을 꾸준히 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선 한국 인재가 세계 최고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요 대형 고객이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영향도 있다. 김 대표는 “OLED DDI칩을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이 해외엔 많지 않다”며 “OLED DDI칩과 파워반도체는 팹리스(설계전문기업) 체제로 운영하고 파워 디스크리트 전력 제품은 구미공장에서 계속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글=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