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86만 초·중·고교생 전 가정에 친환경 농산물과 식재료가 제공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학 연기로 인해 급식이 중단되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급식업계를 돕고, 학부모의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서울시와 서울교육청, 25개 자치구는 서울 지역의 모든 학생 가정에 친환경 쌀 등 10만원 상당의 '서울형 학생 식재료 꾸러미'를 지원한다고 7일 밝혔다. 지급 대상은 서울 초·중·고·특수·각종학교 1335개교 86만명의 학생이다.

서울형 학생 식재료 꾸러미는 모바일 쿠폰 형태로 지급된다. 자녀가 여러 명인 가정은 자녀 수대로 10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받게 된다. 모바일 쿠폰으로는 각각 3만원 상당의 친환경 쌀과 농축산물 또는 농수산물 꾸러미를 받을 수 있다. 친환경 쌀은 이달 중으로, 농수축산물 꾸러미는 다음달 중에 가정으로 배송된다. 나머지 4만원은 '농협몰'에서 학부모가 원하는 상품으로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쿠폰 사용 유효기간은 오는 7월 말까지다.

식재료 꾸러미 지원에는 86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86만명 중 무상급식 대상인 초·중․·고(2~3학년)·특수·각종학교 78만5000여명 분은 급식이 중단되면서 보전된 무상급식비로 지원된다. 고1과 서울체육중·고, 여명학교 등 무상급식 대상이 아닌 학생 7만5000여명 분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지원 사업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지난달 27일 서울·경기 등 8개 시·도 초·중·고 학생 364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미사용된 급식 식재료를 농산물 꾸러미로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추진되기 시작했다. 당·정은 서울·광주·대전·경기·충북·전북·전남·경남 등 8개 지역 외에도 농산물 꾸러미 지급 사업을 순차적으로 전국에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형 학생 식재료 꾸러미 지원 사업은 친환경 농산물 시장 자체가 붕괴되는 위기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작했다"며 "농가와 급식단체의 고통을 분담하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경감되도록 시·구·교육청이 뜻을 모아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이번 대책 이후에도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한 모든 사항에 대해 (시·구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했다.

박종관/배태웅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