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망간을 이용한 대용량 이차전지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한전 산하 전력연구원은 2017년부터 3년간의 연구를 통해 망간을 주요 소재로 하는 20Ah(암페어아워)급 차세대 이차전지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망간 이차전지는 폭넓게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생산 가격이 저렴하면서 발화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리튬이온전지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 자동차에 사용할 수는 없다.

한전측은 최근 발화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새로 개발한 망간 이차전지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20Ah급은 ESS에 사용되는 전지 단위의 최소 수준을 충족한다"며 "기술적 문제로 키우기 어려웠던 망간 이차전지의 용량을 ESS에 채용할 수 있을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종전까지 국내에서 망간을 이용한 이차전지의 최대 용량은 1Ah에 불과했다.

한전은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ESS가 모두 망간 이차전지로 만들어졌다면 25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앞으로 양산 기술까지 개발해 이를 필요로 하는 민간기업에게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의 비중이 늘면서 급증하는 ESS 수요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