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중진에 협상력 갖췄다는 평가
김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에서 전해철, 정성호 의원(기호순)을 누르고 21대 국회에서 거대 여당을 이끌 원내사령탑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패해 고배를 마셨지만, 절치부심한 결과 재수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1차 투표에서 163표 가운데 과반인 82표를 획득하면서 결선 투표 없이 바로 당선됐다. 전 의원은 72표, 정 의원은 9표를 각각 확보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와 두루 소통할 수 있는 '친문' 중진이자 이해찬 대표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협상 실력만큼은 여당 내 최고로 알려졌다.
전남 순천 출신의 김 의원은 구두 수선공인 아버지와 생선 행상을 하는 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하면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꿈을 키운 '흙수저'였다.
순천고를 졸업하고 학생운동에 투신, 경희대 수원캠퍼스 총학생회장,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간부로 활동하며 1987년 6월 항쟁의 한복판에 섰다. 경찰에 쫓겨 수배 생활을 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경기 성남에 정착, 성남청년단체협의회 의장, 민주주의민족통일성남연합 공동의장 등을 지내며 풀뿌리 시민운동으로 잔뼈가 굵었다는 평가다.
2002년 대선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본부 성남 공동본부장을 맡아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였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해 40세의 나이로 국회에 입성했다. 18대 총선에서 전국 최소 격차인 129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으나 같은 지역에서 고군분투한 끝에 19·20·21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했다.
재선 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로서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보궐선거 연 1회로 축소, 온라인 입당 허용, 안심번호 여론조사 도입 등을 여야 합의로 처리해 협상력을 인정받았다.
2017년 대선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특보단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2만6000여명 규모의 국민특보단을 이끌며 '가짜뉴스' 대응의 선봉에 섰다.
정권 교체 후에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 민주정부 3기 국정과제의 큰 그림을 그리고 실현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추미애 대표에 이어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연달아 정책위의장으로 중용된 것은 '정책통'으로서 그의 당내 입지를 방증하는 단적인 사례라는 평이 나온다.
원내에 진출한 후에는 재래시장 육성 특별법 등 민생입법에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금지하기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누리과정' 예산 지원을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등이 그의 작품이었다.
성격이 까칠하고 직선적이어서 대하기 어렵다는 평과 알고 보면 속정이 깊고 재치가 넘치는 '분위기 메이커'라는 평이 엇갈린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당정청을 '원팀'으로 묶는 '통합 리더십'을 내세워 표심을 파고들었다.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 프로필
▲ 전남 순천(56) ▲ 순천고·경희대 행정학과 ▲ 경희대 수원캠퍼스 총학생회장 ▲ 17·19·20·21대 국회의원 ▲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 민주통합당 대표 비서실장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 문재인 대통령 후보 총괄공동특보단장 ▲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더불어민주당 교육공정성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