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가정학습’을 이유로 등교하지 않은 학생에 대해 출석을 인정하기로 했다. 또 교실에서 에어컨을 켜려면 반드시 창문의 3분의 1 이상을 열도록 했다. 교육부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학교방역 가이드라인’과 ‘교수학습 평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그러나 여전히 과밀학급 문제 등 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교수학습 평가 가이드라인 중 ‘교외체험학습’ 인정 사유로 ‘가정학습’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교외체험학습은 학생·학부모가 사전 계획서나 결과 보고서 등을 제출해 승인을 얻으면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다. 시·도교육청별로 인정 기간이 다르지만 통상 연간 20일가량을 쓸 수 있다.

교육부는 가정학습 인정이 ‘등교선택권’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가정학습을 사유로 추가한 것일 뿐”이라며 “시·도교육청별로 가정학습 인정 범위가 과도하게 차이나지 않게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교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중간·기말고사를 치르지 못할 경우 대체 시험 방안을 마련하거나 ‘인정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학생 개인이 시험을 볼 수 없을 때도 인정점을 부여한다. 가령 직전 시험에서 100점을 받았다면 결시한 시험은 80%만 인정하는 식이다.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는 즉시 원격수업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확진자 발생으로 등교가 중지돼도 해당 기간은 출석으로 인정된다.

논란이 된 에어컨 사용금지 조항은 일정 조건 아래서 허용했다. 교실 내 환기를 수시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기온이 올라가면 창문을 3분의 1 이상 열고 에어컨을 사용하도록 방역 지침을 개정했다. 공기청정기는 기존 지침과 마찬가지로 사용을 불허했다.

교육부가 방역 및 학습평가 지침을 보완해 발표했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침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발표한 지침에서 온라인 자가검진을 통해 학생들이 발열·인후통 증상 여부를 매일 설문하도록 명시했다. 하나라도 증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등교할 수 없다.

과밀학급 문제도 보완책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들은 교실 내에서 1~2m가량 서로 거리를 둬야 하지만 과밀학급은 이런 지침을 따르기 어렵다. 학생 수 31명 이상의 과밀학급은 총 2만2895개에 달한다. 전체 초·중·고교 학급 수(23만2949개)의 9.8%에 해당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홀짝제로 번갈아 등교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