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LG화학 공장에서 대규모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7일 인도 NDTV와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현지시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스타이렌 가스가 누출돼 주민 11명 이상이 사망했다. AFP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약 1000명이 입원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공장은 폴리스타이렌(PS) 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스타이렌은 폴리스타이렌 등 화학제품의 원료다. 고농도 스타이렌에 노출되면 신경계가 자극받아 호흡곤란, 구역질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나리 찬드 비사카파트남 지방행정관은 “공장 내 냉각장치의 오작동으로 탱크 내 온도가 20도 이상으로 올라가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공장 반경 3㎞ 내 주민들은 눈이 타는 듯한 증상과 함께 호흡 곤란, 구토 증세 등을 호소했다. 이 지역 주민 3000여 명에게는 대피령도 내려졌다. 특히 사고가 주민이 잠든 새벽 3시께 발생해 피해가 커졌다.

현지 언론은 가스가 지역을 덮치자 주민들이 어둠 속에서 패닉에 빠졌다고 전했다. 뉴스 채널에는 날이 밝은 뒤에도 의식을 찾지 못한 채 길거리에 누워 있는 이들과 갑자기 바닥으로 쓰러지는 주민들 모습이 공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가 내려져 사고 당시 공장에는 인력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사고와 관련해 “현지 마을 주민의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주민들과 임직원의 보호를 위해 최대한 필요한 조치를 관계 기관과 함께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1961년 설립된 인도 최대 폴리스타이렌 수지 제조업체인 힌두스탄 폴리머를 1996년 인수해 이듬해 사명을 LG폴리머스인디아로 변경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