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조선 그림과 서양 명화: 같은 시대 다른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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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도 없던 체력 나이 들어 생겼습니다·바울 평전
▲ 조선 그림과 서양 명화: 같은 시대 다른 예술 = 윤철규 지음.
비슷한 시기 조선과 서양의 그림들을 비교해 가며 그림에 나타난 시대적 배경과 회화적 기법, 작품 속에 투영된 작가의 삶과 사상 등을 분석한다.
고려 말과 조선 전기, 조선 중기, 조선 후기 3개 시대로 대별해 양쪽 그림 한 편씩을 놓고 간단한 연표와 함께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모두 120점(60쌍)의 그림을 풀이한다.
책 첫머리에 등장하는 안견의 몽유도원도(1447)가 나올 무렵 서양에서는 이에 필적할 만한 수준의 그림이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플랑드르 지역에서 활동한 랭부르 형제의 '베리 공의 매우 호화로운 시도서'로 짝을 맞춘다.
'시도서(時禱書)'는 기도문이나 찬송가를 달력과 함께 엮은 것으로 랭부르 형제의 이 그림은 서양 풍경화의 맹아쯤에 해당한다.
이보다 앞선 시대에는 양쪽 지역 모두에서 신앙이 바탕이 된 그림이 주를 이뤘다.
책에서는 1280년대 그린 작가 미상의 '아미타여래도'와 치마부에의 '마에스타', 14세기 전반에 나온 작가 미상의 '수월관음도'와 두초의 '장엄의 성모' 등을 비교 분석한다.
1630년을 전후해 양쪽에서는 사실적인 풍경화가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한다.
이기룡의 '남지기로회도'와 루벤스의 '스텐성 풍경'이 대표적이다.
조선 후기에 들어서는 탁월한 인물화가 등장한다.
조선의 걸출한 문인 화가 윤두서가 그린 '자화상'(1710년경)과 렘브란트의 '63세의 자화상'(1669년)은 비슷한 시기에 나온 걸작 인물화로 서로 비교될 만하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조선 대왕대비와 영국 여왕을 위한 잔치 장면을 그린 '무신진찬도(1848년)'와 '베르사유궁의 빅토리아 여왕 만찬'을 비교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저자는 "나란히 놓고 보기에는 조건의 차이가 너무 크지만, 우열을 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때 그 시절 서양에서는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그렸는지를 살펴보면서 우리 옛 그림을 보고 생각할 기회를 얻고자 했다"고 책을 쓴 동기를 말한다.
마로니에북스. 378쪽. 1만8천원. ▲ 젊어서도 없던 체력 나이 들어 생겼습니다 = 브루스 그리어슨 지음, 서현정 옮김.
캐나다의 프리랜서 작가가 늦깎이 육상 선수로 활약 중인 94세 할머니 올가 코텔코를 몇 년 동안 바짝 따라다니며 그가 생활하고 훈련하고 경쟁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77세가 될 때까지 육상 경기를 해본 적이 없던 올가는 동년배 대부분이 죽거나 요양원에 누워 있는 지금 100m 달리기, 높이뛰기, 해머던지기, 창던지기 종목에서 고령자 세계 기록을 세웠다.
그의 집 옷장에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스터스 트랙 대회에서 획득한 600개 이상 메달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2010년 대회 때는 같은 연령대의 여성 경쟁자가 없어 남자들과 함께 100m 트랙을 달려 4명 중 3위로 골인했다.
2009년 대회 때 그가 100m 달리기에서 세운 기록 23초95는 '연령 계급' 공식으로 환산하면 미국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가 보유한 세계 기록 10초49와 동등한 수준이라고 한다.
50세에 접어들면서 다른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급격한 체력의 저하와 함께 의욕도 기억력도 심지어 머리카락마저도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것에 낙심한 저자는 올가를 알게 되면서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고 그의 인생을 기록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저자는 올가와 일상을 함께하면서 다각도로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두뇌 체력', '신체 체력', '일상 체력', '마음 체력' 등 네 분야에 걸쳐 그의 운동법과 생활 습관을 정리했다.
또 육체적인 운동은 물론이고 치매를 예방하는 뇌 운동, 운동하지 않는 시간에도 몸을 움직이는 습관, 긍정적인 마음가짐 등 하루 중 운동하지 않는 나머지 95%의 시간에 하는 심신 단련법까지 자세하게 기록했다.
해의시간. 428쪽. 1만5천원. ▲ 바울 평전 = 톰 라이트 지음, 박규태 옮김.
학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것으로 유명한 저자가 신학서가 아닌 한 인간의 전기로서 바울의 인생을 재구성했다.
바울은 기독교 역사상 가장 유명하지만 가장 오해된 인물로 불리며 바울의 전기를 쓰려는 시도도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생애를 보여 주는 전기적 자료는 드물고 그나마 참조할 만한 것은 대부분 성경에서 온 것이어서 자칫하면 전기가 사도행전의 반복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역사학자이자 신학자인 저자는 당대 사회와 문화에 대한 폭넓고 깊은 역사적 안목과 이해, 그리고 신구약 성경을 자유롭게 꿰뚫고 연결해 이해할 수 있는 신학적 역량에 바탕을 두고 '신곡'에서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천상의 세계로 안내한 것처럼 1세기 기독교 세계의 생생한 현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저자는 기독교의 성인이자 위대한 사도이기에 앞서 한 사람, 구약의 위대한 약속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소망한 유대인,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를 만남으로써 예수 따름이를 박해하던 자에서 예수의 헌신적인 사도로 극적인 변화를 보인 사람, 여러 번 옥고를 치르고 수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까지 예수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의 참모습을 탐구해간다.
저자가 이끄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박해자에서 사도가 된 바울의 변화는 급작스러운 것도, 예상치 못할 일도 아니고 오히려 구약에 충실했던 진실한 한 사람이 갈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 결과임을 깨닫게 된다.
비아토르. 740쪽. 3만5천원. /연합뉴스
▲ 조선 그림과 서양 명화: 같은 시대 다른 예술 = 윤철규 지음.
비슷한 시기 조선과 서양의 그림들을 비교해 가며 그림에 나타난 시대적 배경과 회화적 기법, 작품 속에 투영된 작가의 삶과 사상 등을 분석한다.
고려 말과 조선 전기, 조선 중기, 조선 후기 3개 시대로 대별해 양쪽 그림 한 편씩을 놓고 간단한 연표와 함께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모두 120점(60쌍)의 그림을 풀이한다.
책 첫머리에 등장하는 안견의 몽유도원도(1447)가 나올 무렵 서양에서는 이에 필적할 만한 수준의 그림이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플랑드르 지역에서 활동한 랭부르 형제의 '베리 공의 매우 호화로운 시도서'로 짝을 맞춘다.
'시도서(時禱書)'는 기도문이나 찬송가를 달력과 함께 엮은 것으로 랭부르 형제의 이 그림은 서양 풍경화의 맹아쯤에 해당한다.
이보다 앞선 시대에는 양쪽 지역 모두에서 신앙이 바탕이 된 그림이 주를 이뤘다.
책에서는 1280년대 그린 작가 미상의 '아미타여래도'와 치마부에의 '마에스타', 14세기 전반에 나온 작가 미상의 '수월관음도'와 두초의 '장엄의 성모' 등을 비교 분석한다.
1630년을 전후해 양쪽에서는 사실적인 풍경화가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한다.
이기룡의 '남지기로회도'와 루벤스의 '스텐성 풍경'이 대표적이다.
조선 후기에 들어서는 탁월한 인물화가 등장한다.
조선의 걸출한 문인 화가 윤두서가 그린 '자화상'(1710년경)과 렘브란트의 '63세의 자화상'(1669년)은 비슷한 시기에 나온 걸작 인물화로 서로 비교될 만하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조선 대왕대비와 영국 여왕을 위한 잔치 장면을 그린 '무신진찬도(1848년)'와 '베르사유궁의 빅토리아 여왕 만찬'을 비교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저자는 "나란히 놓고 보기에는 조건의 차이가 너무 크지만, 우열을 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때 그 시절 서양에서는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그렸는지를 살펴보면서 우리 옛 그림을 보고 생각할 기회를 얻고자 했다"고 책을 쓴 동기를 말한다.
마로니에북스. 378쪽. 1만8천원. ▲ 젊어서도 없던 체력 나이 들어 생겼습니다 = 브루스 그리어슨 지음, 서현정 옮김.
캐나다의 프리랜서 작가가 늦깎이 육상 선수로 활약 중인 94세 할머니 올가 코텔코를 몇 년 동안 바짝 따라다니며 그가 생활하고 훈련하고 경쟁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77세가 될 때까지 육상 경기를 해본 적이 없던 올가는 동년배 대부분이 죽거나 요양원에 누워 있는 지금 100m 달리기, 높이뛰기, 해머던지기, 창던지기 종목에서 고령자 세계 기록을 세웠다.
그의 집 옷장에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스터스 트랙 대회에서 획득한 600개 이상 메달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2010년 대회 때는 같은 연령대의 여성 경쟁자가 없어 남자들과 함께 100m 트랙을 달려 4명 중 3위로 골인했다.
2009년 대회 때 그가 100m 달리기에서 세운 기록 23초95는 '연령 계급' 공식으로 환산하면 미국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가 보유한 세계 기록 10초49와 동등한 수준이라고 한다.
50세에 접어들면서 다른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급격한 체력의 저하와 함께 의욕도 기억력도 심지어 머리카락마저도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것에 낙심한 저자는 올가를 알게 되면서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고 그의 인생을 기록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저자는 올가와 일상을 함께하면서 다각도로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두뇌 체력', '신체 체력', '일상 체력', '마음 체력' 등 네 분야에 걸쳐 그의 운동법과 생활 습관을 정리했다.
또 육체적인 운동은 물론이고 치매를 예방하는 뇌 운동, 운동하지 않는 시간에도 몸을 움직이는 습관, 긍정적인 마음가짐 등 하루 중 운동하지 않는 나머지 95%의 시간에 하는 심신 단련법까지 자세하게 기록했다.
해의시간. 428쪽. 1만5천원. ▲ 바울 평전 = 톰 라이트 지음, 박규태 옮김.
학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것으로 유명한 저자가 신학서가 아닌 한 인간의 전기로서 바울의 인생을 재구성했다.
바울은 기독교 역사상 가장 유명하지만 가장 오해된 인물로 불리며 바울의 전기를 쓰려는 시도도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생애를 보여 주는 전기적 자료는 드물고 그나마 참조할 만한 것은 대부분 성경에서 온 것이어서 자칫하면 전기가 사도행전의 반복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역사학자이자 신학자인 저자는 당대 사회와 문화에 대한 폭넓고 깊은 역사적 안목과 이해, 그리고 신구약 성경을 자유롭게 꿰뚫고 연결해 이해할 수 있는 신학적 역량에 바탕을 두고 '신곡'에서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천상의 세계로 안내한 것처럼 1세기 기독교 세계의 생생한 현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저자는 기독교의 성인이자 위대한 사도이기에 앞서 한 사람, 구약의 위대한 약속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소망한 유대인,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를 만남으로써 예수 따름이를 박해하던 자에서 예수의 헌신적인 사도로 극적인 변화를 보인 사람, 여러 번 옥고를 치르고 수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까지 예수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의 참모습을 탐구해간다.
저자가 이끄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박해자에서 사도가 된 바울의 변화는 급작스러운 것도, 예상치 못할 일도 아니고 오히려 구약에 충실했던 진실한 한 사람이 갈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 결과임을 깨닫게 된다.
비아토르. 740쪽. 3만5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