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무능한 정부+안이한 국민'이 부른 영국의 방역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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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응 주저…잇단 판단 착오·실기도
화창한 날씨에 공원·거리 북적…국민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외면 런던 남서부 서리주에 사는 40대 여성 에리카씨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사다.
그녀는 최근 열이 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자 2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에리카씨는 "정부에서는 의료인력들을 최우선으로 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 시내 엔젤 지역의 아파트에 사는 60대 여성 줄리아씨는 최근 주말에 식료품을 사러 가기 위해 외출했다가 아연실색했다.
이동제한 등 강력한 봉쇄조치가 무색하게 아파트 앞 잔디밭에는 많은 이들이 나와 햇살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이 막 지난 아이의 걸음마 연습을 시키는 부모도 있었다.
도로 한편에는 두세명씩 무리를 지어 사이클을 타는 이들이 빠른 속도로 아파트 앞을 지나갔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바깥 풍경은 매년 이맘때쯤 늘 볼 수 있는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 영국 코로나19 사망자 세계 2위…정부 대응 실패가 화 불러
에리카씨와 줄리아씨 사례는 영국의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3만명을 넘어섰다.
유럽에서 가장 많고,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다음이다.
이탈리아가 코로나19 불길에 휩싸였을 때 '강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영국이다.
영국 정부는 각국 인구 규모와 밀도, 연령대별 인구 비중 등이 상이한데다 통계기준도 제각각인 만큼 현재 상황에서 사망자의 국제적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영국의 방역이 실패에 가깝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방역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영국 정부의 '무능'에 있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50명을 넘어선 3월 초까지 영국에서는 단 한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영국 정부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봉쇄조치 도입을 주저했다.
같은 섬나라로 영국보다도 더 유럽 대륙에서 떨어져 있는 아일랜드는 지난 3월 12일 선제적으로 학교와 공공시설 폐쇄에 들어갔지만, 영국 정부는 1주일이 더 지난 19일에야 휴교를 결정했다.
최근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이 대중교통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결정했지만, 영국은 여전히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추적 및 격리를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도입 역시 소식이 전해진 지 한달이 지난 최근에서야 잉글랜드 남부의 작은 섬에서만 '시범도입'했다.
코로나19 검사역량 및 개인보호장비(PPE) 확충 과정에서도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수많은 대학과 기업 연구소를 활용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은 항체검사기에 매달리다가 물량 확보 시기를 놓쳤다.
4월 말까지 약속했던 일일 검사역량 10만건을 달성했지만, 이후 며칠째 실제 검사건수는 이에 턱없이 미달했다.
목표달성을 위해 가정용 테스트기를 포함시키는 등 갑작스럽게 검사 집계 기준을 바꾸는 '꼼수'를 부렸기 때문이다.
런던 대형 전시회장인 엑셀센터를 개조해 마련한 4천 병상 규모의 임시병원 '나이팅게일'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가전업체 다이슨에 산소호흡기 제작을 주문했다가 정작 수요가 줄자 이를 취소한 것은 영국 정부의 주먹구구식 대응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유럽연합(EU)의 개인보호장비 및 의료장비 공동구매 계획에 불참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자 "(담당자의) 사용하지 않는 이메일에 초청장이 보내졌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 '나만 아니면 돼?'…'사회적 거리 두기' 안지키는 영국 국민
이같은 정부의 무능에 영국 국민의 안이한 인식이 화를 더 키우고 있다.
영국 정부는 봉쇄조치 도입 이후에도 하루에 한 번 산책이나 운동을 허용하고 있다.
시간대나 연령대별 제한은 없다.
운동을 위해 얼마만큼 집에서 멀어질 수 있는지에 관한 명확한 규정도 마련하지 않았다.
심지어 운동을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허용된다.
논란이 이어지자 영국 경찰은 "운동하는 시간이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보다 길어야 한다"는 웃지 못할 유권해석을 내놨다.
반면 다른 유럽 국가들은 운동이나 산책을 허용하지 않거나, 허용하더라도 아주 엄격한 제한을 뒀다.
아일랜드는 자택에서 2km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고, 이탈리아는 200m 이내로 제한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스페인은 아예 운동이나 산책을 금지하다가 14세 이하 어린이는 지난달 26일부터, 성인은 이달 2일부터 이를 뒤늦게 허용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고용주가 해고 대신 휴직을 택하는 경우 종업원 임금의 80%를 최대 2천500 파운드(약 380만원) 한도로 부담하기로 했다.
근로자나 자영업자의 수입을 보전해 이들이 굳이 일하지 않고 집에 머물도록 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유급 휴가'를 받은 영국인들은 정부 의도와 달리 매일같이 공원을 산책하고 주요 도로에서 뛰거나 자전거를 타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노인의 곁을 조깅족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은 아찔하기까지 하다.
영국의 요양원 사망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71) 왕세자는 지난 3월 22일 런던을 떠나 스코틀랜드 밸모럴 영지에 있는 자택으로 이동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지방에 있는 제2 주택(second home)이나 별장에 가지 말 것을 이미 권고한 상황이었다.
로버트 젠릭 주택부 장관은 런던 자택을 떠나 잉글랜드 서부 해리퍼드셔에 있는 제2의 주택과 인근 부모님 댁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에 코로나19 대응방안을 조언해 온 임피리얼칼리지의 닐 퍼거슨 교수는 자신의 집에 애인을 부른 사실이 밝혀져 정부 자문위원직을 사퇴했고, 스코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캐서린 칼더우드 박사도 차로 1시간 이상 가야 하는 별장에 두 차례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자리에서 물러났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이자 스파이스걸스 멤버 출신의 패션 사업가 빅토리아 베컴 등 억만장자들은 혈세로 조성한 정부 지원금을 타내려고 시도했다가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언론의 건전한 정부 정책 비판 및 견제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코로나19 사망자가 유럽 최대를 기록하고서야 정부 잘못을 지적하는 기사가 드문드문 나올 정도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봉쇄조치 완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5가지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코로나19 치명률과 감염률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충분한 코로나19 검사역량 및 개인보호장비(PPE) 공급 역량을 갖춰야 하며, 국민보건서비스(NHS) 능력 범위 이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치명률과 감염률이 얼마나 낮아야 하는지, 개인보호장비를 어떻게 충분히 갖출 것인지를 정부는 상세히 설명하지도, 언론이 이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 각료들이 "봉쇄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모든 것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야 한다"는 앵무새같은 답변만 내놓자 영국인들조차 매일 열리는 기자회견에 주목하지 않는 분위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최근 하원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서 오는 10일 봉쇄조치 완화 출구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몇몇 조치는 (다음 주) 월요일(11일)부터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하루 수천명의 확진자와 수백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뜬금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잇따른 오판과 정책대응 실패로 유럽 내 코로나19 최대 사망국이라는 오명을 쓴 영국, 봉쇄조치 완화가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시점이다.
/연합뉴스
화창한 날씨에 공원·거리 북적…국민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외면 런던 남서부 서리주에 사는 40대 여성 에리카씨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사다.
그녀는 최근 열이 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자 2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에리카씨는 "정부에서는 의료인력들을 최우선으로 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 시내 엔젤 지역의 아파트에 사는 60대 여성 줄리아씨는 최근 주말에 식료품을 사러 가기 위해 외출했다가 아연실색했다.
이동제한 등 강력한 봉쇄조치가 무색하게 아파트 앞 잔디밭에는 많은 이들이 나와 햇살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이 막 지난 아이의 걸음마 연습을 시키는 부모도 있었다.
도로 한편에는 두세명씩 무리를 지어 사이클을 타는 이들이 빠른 속도로 아파트 앞을 지나갔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바깥 풍경은 매년 이맘때쯤 늘 볼 수 있는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 영국 코로나19 사망자 세계 2위…정부 대응 실패가 화 불러
에리카씨와 줄리아씨 사례는 영국의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3만명을 넘어섰다.
유럽에서 가장 많고,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다음이다.
이탈리아가 코로나19 불길에 휩싸였을 때 '강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영국이다.
영국 정부는 각국 인구 규모와 밀도, 연령대별 인구 비중 등이 상이한데다 통계기준도 제각각인 만큼 현재 상황에서 사망자의 국제적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영국의 방역이 실패에 가깝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방역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영국 정부의 '무능'에 있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50명을 넘어선 3월 초까지 영국에서는 단 한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영국 정부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봉쇄조치 도입을 주저했다.
같은 섬나라로 영국보다도 더 유럽 대륙에서 떨어져 있는 아일랜드는 지난 3월 12일 선제적으로 학교와 공공시설 폐쇄에 들어갔지만, 영국 정부는 1주일이 더 지난 19일에야 휴교를 결정했다.
최근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이 대중교통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결정했지만, 영국은 여전히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추적 및 격리를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도입 역시 소식이 전해진 지 한달이 지난 최근에서야 잉글랜드 남부의 작은 섬에서만 '시범도입'했다.
코로나19 검사역량 및 개인보호장비(PPE) 확충 과정에서도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수많은 대학과 기업 연구소를 활용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은 항체검사기에 매달리다가 물량 확보 시기를 놓쳤다.
4월 말까지 약속했던 일일 검사역량 10만건을 달성했지만, 이후 며칠째 실제 검사건수는 이에 턱없이 미달했다.
목표달성을 위해 가정용 테스트기를 포함시키는 등 갑작스럽게 검사 집계 기준을 바꾸는 '꼼수'를 부렸기 때문이다.
런던 대형 전시회장인 엑셀센터를 개조해 마련한 4천 병상 규모의 임시병원 '나이팅게일'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가전업체 다이슨에 산소호흡기 제작을 주문했다가 정작 수요가 줄자 이를 취소한 것은 영국 정부의 주먹구구식 대응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유럽연합(EU)의 개인보호장비 및 의료장비 공동구매 계획에 불참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자 "(담당자의) 사용하지 않는 이메일에 초청장이 보내졌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 '나만 아니면 돼?'…'사회적 거리 두기' 안지키는 영국 국민
이같은 정부의 무능에 영국 국민의 안이한 인식이 화를 더 키우고 있다.
영국 정부는 봉쇄조치 도입 이후에도 하루에 한 번 산책이나 운동을 허용하고 있다.
시간대나 연령대별 제한은 없다.
운동을 위해 얼마만큼 집에서 멀어질 수 있는지에 관한 명확한 규정도 마련하지 않았다.
심지어 운동을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허용된다.
논란이 이어지자 영국 경찰은 "운동하는 시간이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보다 길어야 한다"는 웃지 못할 유권해석을 내놨다.
반면 다른 유럽 국가들은 운동이나 산책을 허용하지 않거나, 허용하더라도 아주 엄격한 제한을 뒀다.
아일랜드는 자택에서 2km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고, 이탈리아는 200m 이내로 제한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스페인은 아예 운동이나 산책을 금지하다가 14세 이하 어린이는 지난달 26일부터, 성인은 이달 2일부터 이를 뒤늦게 허용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고용주가 해고 대신 휴직을 택하는 경우 종업원 임금의 80%를 최대 2천500 파운드(약 380만원) 한도로 부담하기로 했다.
근로자나 자영업자의 수입을 보전해 이들이 굳이 일하지 않고 집에 머물도록 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유급 휴가'를 받은 영국인들은 정부 의도와 달리 매일같이 공원을 산책하고 주요 도로에서 뛰거나 자전거를 타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노인의 곁을 조깅족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은 아찔하기까지 하다.
영국의 요양원 사망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71) 왕세자는 지난 3월 22일 런던을 떠나 스코틀랜드 밸모럴 영지에 있는 자택으로 이동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지방에 있는 제2 주택(second home)이나 별장에 가지 말 것을 이미 권고한 상황이었다.
로버트 젠릭 주택부 장관은 런던 자택을 떠나 잉글랜드 서부 해리퍼드셔에 있는 제2의 주택과 인근 부모님 댁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에 코로나19 대응방안을 조언해 온 임피리얼칼리지의 닐 퍼거슨 교수는 자신의 집에 애인을 부른 사실이 밝혀져 정부 자문위원직을 사퇴했고, 스코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캐서린 칼더우드 박사도 차로 1시간 이상 가야 하는 별장에 두 차례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자리에서 물러났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이자 스파이스걸스 멤버 출신의 패션 사업가 빅토리아 베컴 등 억만장자들은 혈세로 조성한 정부 지원금을 타내려고 시도했다가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언론의 건전한 정부 정책 비판 및 견제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코로나19 사망자가 유럽 최대를 기록하고서야 정부 잘못을 지적하는 기사가 드문드문 나올 정도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봉쇄조치 완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5가지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코로나19 치명률과 감염률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충분한 코로나19 검사역량 및 개인보호장비(PPE) 공급 역량을 갖춰야 하며, 국민보건서비스(NHS) 능력 범위 이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치명률과 감염률이 얼마나 낮아야 하는지, 개인보호장비를 어떻게 충분히 갖출 것인지를 정부는 상세히 설명하지도, 언론이 이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 각료들이 "봉쇄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모든 것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야 한다"는 앵무새같은 답변만 내놓자 영국인들조차 매일 열리는 기자회견에 주목하지 않는 분위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최근 하원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서 오는 10일 봉쇄조치 완화 출구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몇몇 조치는 (다음 주) 월요일(11일)부터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하루 수천명의 확진자와 수백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뜬금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잇따른 오판과 정책대응 실패로 유럽 내 코로나19 최대 사망국이라는 오명을 쓴 영국, 봉쇄조치 완화가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시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