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끝까지 싸우겠다" 발언에 "진실 밝히면 되지 누구랑 싸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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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절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을 무마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첫 재판에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43분 경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면서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스크를 쓰고 법원에 도착한 조 전 장관은 "작년에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에 검찰의 전방위적인 저인망 수사가 있었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들께 송구하지만 어쨌든 끝까지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이 왜곡·과장한 혐의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면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은 언론에도 "검찰의 공소사실만 일방적으로 받아쓰지 말아달라"며 "오늘부터 전개되는 법정에서 변호인의 반대신문 내용도 충실히 보도해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을 직권으로 중단시켰다는 혐의과 관련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보고를 받고 비위에 상응하는 인사조치를 하라고 지시한 게 전부”라면서 “검찰은 유재수 감찰 ‘중단’이라고 하지만 중단이 아닌 ‘종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관 출신의 특감반원들이 막강한 권력기관이라고 오인해 (수사를) 더 할 수 있는데 중단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특감반은 강제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 측은 “감찰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 것이 어떻게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직권남용인지 법리적으로 의문이 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어제 열린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재판에서는 검찰이 주장한 이른바 스펙 품앗이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증인으로 출석한 장영표 교수 아들이자 정 교수 딸 조모 씨와 고등학교 동창인 장씨는 검사의 질문에 "스펙 품앗이가 맞다"는 취지로 답했다.
검찰은 장 교수가 조씨의 체험활동과 논문 저자 등재를 도와주고, 정 교수는 장씨에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경력을 허위로 만들어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재판 중 직인 파일이 그의 컴퓨터에 있었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표했다.
재판부는 "표창장 재발급은 다른 동양대 직원이 해줬는데, 정경심 교수가 쓰던 컴퓨터에서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 왜 정 교수가 쓰던 컴퓨터에 직인 파일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다음 의견서에 써달라"면서 "직원이 몰래 썼다는 건지. 피고인 주장에 따르면 본인이 작업하지 않았으니 직원이 했을거다. 그런면 직원이 자기 컴퓨터로 했어야지, 왜 피고인 컴퓨터로 (직인작업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의 투쟁 결의에 한 법조계 인사는 "법원에 진실을 밝히는 거지 누구랑 싸운다는 건지 모르겠다. 상대가 검찰인가 법원인가 아니면 국민인가"라며 "민사법정도 아니고 형사법정에서 법학 교수 입에서 '싸운다'는 표현이 나왔다는 사실이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이 기사화되는 것에 불쾌한 속내를 내비친 조 전 장관은 앞서 2016년 11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위해 이대 교수가 과제물을 대신 써줬다는 기사를 링크하고서는 "경악한다"고 비판했다. 이 시점은 조 전 장관 본인이 자신의 아들을 위해 온라인 대리시험을 치른 뒤 보름여 뒤였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조 전 장관은 트윗에 이 글을 올리고 보름여 뒤 또다시 아들의 대리시험을 치른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파악됐다.
첫 대리시험(16년 11월 1일)을 치르고 나서 정유라의 대리과제 제출을 비판하고(2016년 11월 17일) 또 다시 대리시험을(12월 5일) 치른 것이다.
정유라씨의 학사비리를 정면으로 비판했으면서 자신과 가족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에는 맞서 싸우겠다는 조 전 장관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국, 당신은 어떤 종류의 사람입니까?"라고 페이스북에 쓴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