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영업이익 116억원
스튜디오드래곤 시가총액, CJ ENM 바짝 뒤쫓아
7일 공개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CJ ENM과 자회사 스튜디오 드래곤은 엇갈린 수익을 공개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1분기 매출은 12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가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6억 원으로 5.5%가 상승했다. 반면 CJ ENM의 영업이익은 397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7%나 떨어진 것. 시가총액도 스튜디오 드래곤이 CJ ENM을 바짝 뒤쫓는 수준까지 갔다. 지난 8일 장 마감 기준 CJ ENM의 시가총액은 2조6425억 원, 스튜디오드래곤은 2조 1971억 원이었다.
◆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CJ ENM
CJ ENM의 실적은 시장 예상치의 70% 정도에 불과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떨어진 수익의 배경엔 코로나19가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방송 광고까지 타격을 줬다. CJ ENM의 TV 광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나 감소했다. 언택트 관련 디지털 광고 매출은 29%가 성장했지만, 아직 온라인과 TV광고의 단가 차이가 상당한 만큼 수익성이 하락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여기에 코로나19로 대형 콘서트가 줄줄이 중단됐고, 영화 개봉도 지연됐다. 극장 매출은 '극한직업' 등이 터졌던 전년동기 대비 82%나 떨어졌다.
◆ 세계로 뻗어나간 스튜디오 드래곤
스튜디오 드래곤은 CJ ENM의 드라마 사업 부문의 법인을 분리해 설립된 곳이다. 지난 4월 13일 8%가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CJ ENM은 스튜디오 드래곤의 지분 58.18%를 소유한 최대 주주다.
스튜디오 드래곤 수익의 1등 공식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9%나 급상승한 해외매출 판매였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사랑의 불시착' 등을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채널에 판매해 523억 원을 벌어들였다.
더욱이 스튜디오드래곤은 김은숙 작가의 화앤담픽쳐스, 박지은 작가의 문화창고, 박상연 작가와 김영현 작가의 케이피제이, 노희경 작가의 지티스트 등을 자회사로 두면서 탄탄한 작가 군단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와는 3년 동안 21편 방영 계약을 마친 만큼 스튜디오 드래곤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 코로나19 수혜 넷플릭스, 콘텐츠 제작은…
넷플릭스가 공개한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 상승한 57억6769만달러(약 7조1219억원)를 기록했다. 전체 가입자수 역시 22.8% 성장한 1억8300만 명이 늘어났다. 2월까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가입자수가 급증한 것.
매출과 구독자수는 늘어났지만 현재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국가는 한국과 아이슬란드 정도다. 타 국가에서는 프로모션조차 멈춘 상황인 만큼 한국 콘텐츠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스튜디오드래곤에겐 기회다.
◆ 허리띠 조인 CJ ENM, 해외 판매 박차 스튜디오 드래곤
기대보다 저조한 매출을 기록한 CJ ENM은 "제작과 경영의 효율성"을 더욱 강조할 전망이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는 지난 3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핵심 경영 목표로 "수익성 강화"를 내걸었다. 이후 한 달 만에 시청률 1%대를 기록했던 tvN '반의반'은 방영 4회 만에 조기종영 통보를 받았다. 올해 제작비도 지난해 6100억 원 대비 10% 줄어든 5400억 원 수준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된다면 스튜디오드래곤도 해외 로케이션 촬영 등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CJ ENM이 tvN, OCN 등에서 제작비를 축소한다면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제작규모 축소는 불가피하다.
다만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존에 만든 작품들의 판매가 진행된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가받는다.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가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있고, 오는 10일 NHK에서 '백일의 낭군님'이 방송된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 돼 CJ ENM 등 채널에서 하반기 방송 편성을 변동할 경우 스튜디오 드래곤도 연간 실적에 영향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하면서 "중기적 관점에서 받을 때 시진핑 방한 및 한한령 해제 같은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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