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내놨다. 규제 및 제도 개선을 통한 혁신성장 지원, 창업과 해외시장 진출 지원 강화, 게임에 대한 인식 제고 및 e스포츠산업 육성, 게임산업 기반 강화 등을 위한 16개 추진과제가 담겼다. 하지만 5년 전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과 마찬가지로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실행 의지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게임업계의 지적이다.

게임사들이 특히 실망하는 부분은 정부가 규제를 혁파할 의지를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정부는 적극적 규제 개선을 강조했지만, 경미한 게임물 내용 수정에 대한 신고의무 면제, 게임의 중복 등급 분류 방지, 아케이드 게임 규제 일부 완화에 그쳤다. 업계가 문제를 제기한 핵심 규제들은 다 빠진 것이다.

효과를 거두지도 못하면서 해외 게임 이용만 부추긴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강제적 셧다운제(청소년의 심야 게임 접속 차단)가 대표적이다. ‘게임산업은 셧다운제 도입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게임업체들이 대표 규제로 꼽는 셧다운제의 본질적 개선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게임업계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질병코드 도입, 중국의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차별 등에 대한 해결책도 안 보인다.

물론 이런 규제들은 문체부의 소관은 아니다. 셧다운제는 여성가족부, 게임 질병코드는 보건복지부, 중국의 차별은 외교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풀리기 어려운 규제들이다. 그렇다고 해도 문체부가 게임산업을 육성하겠다면 어떤 형태로든 이런 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문체부는 관계부처와의 논의가 필요해 대화하고 있다지만 그 정도로는 안 된다. “게임은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 수출 효자 산업, 고용창출 산업,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말만 하지 말고, 위상에 걸맞게 분명한 지원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명확한 규제혁신 로드맵부터 제시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