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66번 환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추가 감염이 잇따르자 정부가 클럽 등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8일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 자진 매장 앞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스크린에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용인 66번 환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추가 감염이 잇따르자 정부가 클럽 등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8일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 자진 매장 앞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스크린에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지난달에 이어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 카드를 두 번째로 꺼내 들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오후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지금 즉시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한다"라고 밝혔다.

집합금지 명령이란 '여러 사람의 집합을 금지하는 것'으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도지사가 감염병 예방을 위해 내릴 수 있다.

서울시가 코로나19 사태로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서울시는 강남 대형 유흥업소 'ㅋㅋ&트렌드' 방문자, 업소 종업원, 종업원의 룸메이트 등이 잇따라 확진되자 지난달 8일 처음으로 시내 유흥업소 2146곳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에는 지난 3월 10일부터 유흥업소가 방역수칙을 준수하는지 공무원들이 현장 조사를 벌이면서 휴업을 강력히 권고한 상황인 만큼 유흥업소 상당수가 휴업 중인 상태였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밀접 접촉이 쉽게 일어날 수 있고 고객 정보 확인이 쉽지 않다는 유흥업소 특성을 고려해 강제력을 띤 조치를 했다.

이번에 내려진 두 번째 집합금지 명령은 1차 명령과 형식이나 내용은 같지만, 조건과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강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이번 집합금지 명령의 기한을 따로 설정하지 않겠다면서 별도 명령이 있을 때까지 이 명령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1차 명령의 경우에는 지난달 8일부터 19일까지로 기한이 정해져 있었다. 지난달 당시는 지금의 '생활 속 거리 두기'보다 수위가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되던 시점이었다.

현 시점은 그보다 약간 완화된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상황임에도 서울시가 기한 없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는 이번 이태원 클럽 사태를 4월 강남 업소 사태보다 더 엄중하게 본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업소 사태 당시 초기 우려에 비해 추가 감염이 많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는 첫 확진자(경기 용인 66번)가 발생한 지 사흘만(9일 오후 2시 기준)에 확진자가 서울에서만 27명 발생했고 전국적으로는 40명을 넘겼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른바 '황금연휴' 기간에 전국에서 유흥을 즐기려는 이들이 이태원으로 몰려들었다가 다시 흩어져서 지금도 '소리 없는 전파자들'이 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용산구 이태원2동 거주 외국인 확진자 3명이 황금연휴 기간에 집 근처 이태원의 클럽 '킹', '퀸'뿐만 아니라 서대문구 신촌동 '다모토리5' 등 다른 업소에도 여러 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으로 코로나19 경계 분위기가 느슨해지는 와중에 이태원 클럽 사태가 터진 점도 서울시가 집합금지 명령을 발동한 배경으로 꼽힌다.

해외 관련 확진자가 속출하고 소비 성향이 급랭했던 4월과 달리 지금은 황금연휴를 지나 날씨마저 풀리면서 사람들의 활동 욕구가 높아진 상태다.

또 클럽 등 유흥업소에 출입자 명부 작성과 같은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지만 문제가 된 클럽들이 제출한 명부상의 1946명 중 637명만 통화가 된 점에서 보듯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 역시 강제 조치를 동원할 명분이다.

박 시장은 "시민 한 분 한 분이 방역 주체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며 "이는 클럽과 관련한 한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철저하게 수칙을 지킨 시민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