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출마 여부 주목…'관심없다' 의견 표명에도 출마 여지 충분
송영길·홍영표·우원식 등 출마 전망…차기지도부 구성계획 조만간 결정
여, 전대 앞두고 당권주자 몸풀기…비대위·추대론도 '군불'
총선 압승 후 새 원내사령탑 선출까지 마친 더불어민주당의 시선이 이제 당권으로 향하고 있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선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을 고려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나 추대론 등 대안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총선 후 당 일각에서는 '조기 전대를 치르자'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이해찬 대표가 임기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현재로서는 8월 전대 계획에 변함이 없다.

최대 관심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전대 출마 여부다.

선호도 1위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 위원장은 총선 압승과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의 당선으로 입지가 더 강화됐다.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해 대권을 노리려면 당 대표를 맡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과 전대 과정에서 다른 주자들과 각을 세울 경우 '흠집'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이 위원장은 전대 출마에 대해 여전히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10일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최근 만난 일부 의원들에게 '당 대표에 관심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불출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현시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쪽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향후 여론에 따라 출마로 입장을 선회할 여지가 충분하다.

이 위원장으로서는 당 대표가 대권에 도전할 경우 대선 1년 전에 사퇴하도록 하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도 부담이다.

당 대표가 되더라도 임기 2년 중 6개월가량만 채우고 자리를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이 규정을 손보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다른 당권 주자들의 반대가 예상된다.

여, 전대 앞두고 당권주자 몸풀기…비대위·추대론도 '군불'
5선이 되는 송영길 의원은 전대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범문(범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송 의원은 최근 전국을 누비며 21대 총선 당선인들을 만나고 있다.

4선이 되는 홍영표 의원도 전대 출마를 타진 중이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홍 의원은 당내 친문그룹의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이 다른 친문인 김태년 의원이 당선돼 진문(眞文) 일색 지도부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4선이 되는 우원식 의원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 의원은 당내 주요 모임 중 하나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계열로, 전대 출마와 관련해 주변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재선이 되는 김두관 의원도 당권 도전이 점쳐졌으나 최근 "좋은 분이 있으면 좀 선택해서 도와주려 한다"며 사실상 전대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는 낙선했으나 여전히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부겸·김영춘 의원도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등판설도 당내에 돌고 있다.

다만 임 전 실장 측은 "전대 출마를 고려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당내에서는 8월 전대가 아닌 다른 방식의 지도부 구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대위를 꾸리자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국가 비상상황에서 당권 투쟁을 할 것이 아니라 이 위원장을 비롯해 대권·당권 주자가 모두 모인 '용광로 비대위'를 만들어 위기 극복에 전념한 뒤 내년 3월께 당 대표 경선을 하자는 구상이다.

추대론도 있다.

비대위 구성론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고려해 당내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전대는 내년 3월로 미뤄두고 새 대표를 추대해 당분간 당을 운영하자는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이 끝난 만큼 당권을 둘러싼 각종 논의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다만 당 지도부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차기 당 지도부 구성 계획을 조기에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정대로 8월 전대를 치르는 것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

당 핵심관계자는 "조만간 21대 당선인, 당원들과 협의해 차기 당 대표 선출과 관련한 계획을 정할 예정"이라며 "당내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지만 지금은 일을 해야 할 때다.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