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2 선수 부상으로 '교체 2명' 페널티 안고 시작…"6주 이상 걸릴 듯"
불의의 교통사고·선수들 더딘 회복…초반부터 '악재' 겹친 상주
연고지 이전으로 '강등'이라는 운명을 정해두고 2020시즌에 나선 프로축구 K리그1 상주 상무가 초반부터 작지 않은 악재를 만났다.

상주는 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K리그1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4로 대패, 무거운 발걸음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리그 최고의 스쿼드를 보유한 상대 울산이 초반부터 득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하고 앞서 나간 끝에 나타난 결과이긴 하지만, 상주로선 최적의 환경을 갖추지 못한 채 당한 패배라 더욱더 아쉬움이 컸다.

시즌 준비부터 상주는 쉽지 않았다.

1월 중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다 현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며 예상치 못하게 조기 철수했고, 이후 격리나 다름없는 생활을 이어왔다.

군 팀의 특성상 개막이 미뤄진 기간 사회보다 훨씬 강한 통제 속에 지내야 했고, 개막 일정이 정해진 뒤에도 타 팀과 연습경기 일정조차 잡기 어려웠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교통사고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개막을 앞두고 K리그 전 구단이 진행하기로 한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외부로 나가던 중 일부 선수가 탄 차량이 트럭과 충돌하며 부상자가 나왔다.

여기에 오세훈, 전세진, 김보섭 등 22세 이하(U-22) 자원이 포함돼 불운이 겹쳤다.

상주는 군 팀 특성상 K리그의 U-22 선수 명단 포함 규정을 적용받지 않다가 올해 시행하기로 했는데, 하필이면 그 연령대 선수들이 사고 당사자가 돼 시름이 깊어졌다.

애초 이들의 부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곧장 그라운드에 설 수는 없었다.

K리그 경기 출전 선수 명단에 U-22 선수를 포함하지 못하면 그 팀의 경기 엔트리는 18명에서 16명으로 줄어들고, 교체 카드도 3장에서 2장이 된다.

결국 울산과의 첫 경기부터 이 페널티가 적용된 가운데 완패를 피하지 못했다.

상주 김태완 감독은 사고를 당한 선수들에 대해 "상주나 문경은 정밀 진단을 받을 여건이 되지 않아 수도권 쪽에서 받고 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6주 이상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올해는 경기 수가 줄어 초반 승부의 중요성이 커졌는데, 일주일에 한 경기를 가정해 6경기면 시즌의 4분의 1에 가깝다.

"올해 우여곡절과 사연이 많은데, 첫 경기에서 대패했다"며 한숨을 내쉰 김태완 감독도 마냥 낙담하지는 않았다.

"실망하지 않고 잘하겠다"면서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상주는 16일 강원FC, 23일에 광주FC와 홈에서 차례로 맞붙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