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외 주요 국가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미국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ELS는 현재 주요 지수 수준을 고려했을 때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어 자산관리를 위한 최적의 투자 대상이라 봅니다.”

신긍호 KB증권 IPS본부장(사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요국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진 저평가 상태에서 이 지수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원금 손실 구간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오히려 투자 기회로 삼는 자산관리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 본부장은 KB증권의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IPS본부는 현재 국민은행과 KB증권에서 똑같은 형태인 ‘미러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KB금융을 아우르는 자산관리 컨트롤타워다.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비롯해 종합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신 본부장은 1996년 현 한국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로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펀드매니저, 자산컨설팅, 상품개발 등 은행과 증권을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다.

업계 최고 전문가가 보기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행렬은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와는 사뭇 달랐다고 한다. 신 본부장은 “코스피 PBR이 10년 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주식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된 상태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은 긍정적”이라며 “실물 경기가 아예 죽은 게 아니라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위축된 것인 만큼 주식시장은 지속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매수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하거나 변동성이 높은 장 자체를 피하고 싶은 투자자들의 활로다. 신 본부장은 자신이 만나는 고액자산가 중 상당수도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주식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 시장상황에서 신 본부장이 ELS나 하이일드 채권 펀드를 최적의 투자상품으로 꼽은 배경이다.

ELS는 사전에 정한 2~3개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40~50%가량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형식이 일반적이다. 가령 8일 청약이 끝난 ‘KB able ELS 제1270호’는 닛케이225, 유로스톡스50, S&P500 등 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연 기대 수익률은 8.0%다. 3개 지수가 향후 3년 안에 하나라도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코로나19로 주요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상태에서 50% 떨어진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게 신 본부장의 설명이다. 신 본부장은 “기대 수익률이 연 9%까지 올라간 미국 하이일드 채권 펀드도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며 “투기등급의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라 올 하반기까지는 변동성이 있겠지만 일부 회사채가 잘못된다 해도 수익률을 크게 훼손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대체투자 시장에도 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했다. 신 본부장은 “해외 부동산이나 특정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프로젝트성 대체투자 열풍은 식고 리츠처럼 안정성을 높인 대체투자 상품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주식과 부동산에 집중됐던 자산관리 전략이 코로나19로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짚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