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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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이태원 클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들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정 총리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은 적어도 방역의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가까이 오래 있으면 누구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해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금 방역당국이 정의하는 접촉자는 특정 커뮤니티에 한정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직접적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정 총리가 지칭한 "특정 커뮤니티"는 최근 이태원 클럽 감염 확산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성소수자들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지금으로서는 확진자를 빨리 확인하고 격리 조치해서 2차·3차 감염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국민 여러분의 높은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은 물론 동료나 대중교통에서 마주치는 시민이 조용한 전파자일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한편 덥고 불편하더라도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늘 마스크를 착용해 주길 바란다"며 "그래야 접촉자들에 대한 진단검사가 마무리되기까지 2차, 3차 감염을 막고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