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양' '생명의 다리'…다시 문 연 미술관들의 '소장품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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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하이라이트'展
서울시립미술관 '모두의…'展
서울시립미술관 '모두의…'展

1936년 제15회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특선을 차지한 철마(鐵馬) 김중현(1901~1953)의 ‘춘양(春陽)’이다. 서양화를 주로 그렸던 철마가 처음 동양화를 출품하고 상까지 받아 화제가 됐다고 한다. 네 폭의 병풍 형식 그림 속에 당시 여인들의 삶이 담겨 있다. 등장인물은 모두 무표정인데 노랑, 파랑, 옥색, 흰색 등 한복의 색채가 밝은 분위기를 형성한다.

운보 김기창이 마음에 두었던 소녀와 자신의 막내 누이를 그린 1934년작 ‘정청(靜聽)’, 선전에서 다섯 차례나 특선을 차지했으나 29세에 요절한 김종태(1906~1935)가 1929년에 그린 ‘노란저고리’도 주목된다. 박수근의 1960년작 ‘할아버지와 손자’는 화강암의 질감을 살린 작가의 특징이 정점에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미화 학예연구관은 “MMCA가 1971년에 100만원을 주고 소장한 작품인데 지금은 100억원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장욱진의 ‘까치’(1958년), 이중섭의 ‘세사람’과 ‘투계’ ‘부부’도 걸렸다.
한국 모더니즘과 추상화의 선구자 유영국(1916~2002)의 1957년작 ‘작품’과 1968년작 ‘작품(산)’은 지난 7일 전시회를 깜짝 방문한 그룹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한참 동안 감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임시 휴관했던 서울시립미술관(SeMA)도 6일 재개장과 함께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소개했던 ‘모두의 소장품’ 특별전을 서소문 본관에서 열고 있다. SeMA가 1985년부터 수집한 5173점의 소장품 가운데 엄선한 86점과 미술관 소장작가의 미소장품 45점을 더해 작가 49명의 작품 131점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실험적인 작품 위주다. 2인 이상 작가들의 협업작품을 컬렉티브 랩, 소장품의 24%를 차지하는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레퍼런스 룸, 영상을 비롯한 뉴미디어 작품을 소개하는 미디어 시어터,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 중심의 그린 라이브러리, 다양한 모양의 도형과 스위치, 전구로 설치한 크릴스털 갤러리, 퍼포먼스 스테이지 등 여섯 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