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렉트릭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50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계약을 수주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사우디전력청(SEC)에 230억원,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에 120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기기를 각각 공급하는 내용이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현대일렉트릭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전력기기 규모는 6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전력기기·에너지솔루션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람코가 인증한 초고압변압기 및 가스절연개폐기 개발 업체다.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사우디전력청은 사우디 서부 라빅 지역에 변전소를 준공한 후 인근 도시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와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사우디와 대규모 계약을 맺은 이력이 있는 현대일렉트릭이 추가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람코도 조만간 사우디 동부 걸프만의 마르잔 해상유전 프로젝트의 잔여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설계·구매·시공(EPC) 대금만 180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다양한 산업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흑자 기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분기 매출 3864억원, 영입이익 43억원을 기록해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사우디에 이어 북미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연계 공사와 노후 설비 교체 등이 잇따르면서 미국 전역에서 변압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현대일렉트릭은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미국 앨라배마주의 변압기 생산 공장 능력을 기존 1만4000㎹A(메가볼트암페어)에서 2만1000㎹A로 증설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