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역학조사 결과 지켜봐야…화요일 이전에는 발표"
첫 등교할 고3뿐 아니라 초등저학년·유치원 학부모도 "더 미뤄야"
클럽발 감염 확산에 등교 재연기 가능성…학부모 불안 고조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사흘 뒤 고3부터 시작할 예정인 등교 수업이 1∼2주 더 미뤄질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10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고3 학사일정 변경 여부를 질병관리본부·중대본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시도별로 여러 점검과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이태원 클럽 관련) 역학조사 초기 단계여서 등교 일정을 당장 결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2∼3일간 더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역학조사 결과와 방역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교육부도 관계자들 의견을 수렴하고 학사일정을 다시 살피는 등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고3 등교가 이제 사흘 남았으니 최대한 빨리 결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화요일 전에는 방향을 발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는 13일 고3을 시작으로 약 일주일 간격으로 등교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20일에는 고2·중3·초1∼2·유치원, 27일에는 고1·중2·초3∼4, 내달 1일에는 중1과 초5∼6이 등교하는 것으로 잡혀 있다.
클럽발 감염 확산에 등교 재연기 가능성…학부모 불안 고조
교육부는 지난 4일 브리핑을 열어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중대본이 6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하는 데에 발을 맞춘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 발표 사흘 뒤인 7일 '용인 66번 확진자'가 황금연휴 때 이태원 클럽을 여러 곳 방문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이날까지 나흘 사이에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50명을 넘기면서 학생들 등교 여부도 돌연 불확실해졌다.

대다수 학부모는 등교 수업을 다시 연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54명인데, 클럽 직접 방문자가 43명이고 가족·지인·동료 등 기타 접촉자가 11명이다.

클럽 방문자를 통한 지역 감염 확산이 확인된 것이다.

고등학생 학부모 정모(49)씨는 "클럽 방문자 가족 중에 중·고등학생이 당연히 있지 않겠느냐"면서 "클럽 방문자를 전원 확인해 자가격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두가 2주 더 거리를 두는 게 당연한 조처일 것"이라고 말했다.

등교가 열흘 남은 초등 1∼2학년과 유치원 학부모들도 맘카페 등에서 "등교를 강행해도 괜찮은 것이냐", "등교를 당연히 미뤄야 한다", "등교해도 아이를 안 보내고 싶다" 등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전체 학년 등교를 미뤄달라는 청원은 약 15만명, 초등 저학년과 유치원생 등교를 미뤄달라는 청원은 4만5천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다만 일부 고3 학생·학부모 사이에서는 "고3은 사실상 성인으로 보고 먼저 개학하기로 했으니 생활방역이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가지 않는 한 고3 개학은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3은 13일 예정대로 등교하면 바로 다음 날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고 5월 말부터 중간고사를 치르는 등 대입 준비와 시험 일정이 빠듯한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