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핵심 당국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의 '실업 대란'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경고했다. 경제 회복은 하반기 이후로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월 실업률이 14.7%까지 높아졌는데 미국 경제가 안 좋기 때문이 아니라 셧다운 됐기 때문에 높은 수치가 나온 것"이라며 "(일자리 지표는) 더 낮아진 후에야 반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자리 지표는 아마도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2분기 경기 악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3분기에는 나아질 것이고, 4분기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며 "그리고 내년은 대단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미국 회사의 잘못도, 미국 노동자의 잘못도 아니다. 이것은 바이러스의 결과"라며 "경제봉쇄를 완화하지 않으면 경제에 영구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 경제를 재개하지 않는 것의 위험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ABC방송 인터뷰에서 "4월 일자리 수치가 나쁘다"면서 "사탕발림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5월 수치 또한 매우 나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CBS방송에 출연해 "일자리가 5월이나 6월에 저점을 볼 것"이라고 관측했다.

당국자들은 5~6월 20%대 실업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실업률이 25%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보도했다.

실업자의 상당수가 '일시 해고' 상태라는 점도 트럼프 행정부가 부각하는 부분이다. 4월 실직자의 78.3%인 1810만명은 자신의 상태를 '일시 해고'로 분류했는데,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 대부분 일터로 복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커들로 위원장은 "일자리 지표를 과소평가하지는 않겠지만 들여다보면 희미한 희망이 보인다"면서 "실직자의 약 80%는 무급휴직 또는 일시 해고 상태다. 일터 복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와 실직자를 이어주는 끈이 온전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경제활동 재개에 대해선 "경제적 위축에 대응하려면 부분적으로 경제를 가동해야 한다"면서 "물론 보건 안전은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내년에는 미국 경제가 엄청나게 급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방정부 재정 지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막대한 경기부양 프로그램의 효과를 지켜보자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민주당과 백악관 사이 꾸준한 물밑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많은 돈을 쏟아부었는데, 이 돈들이 아직 경제에 흘러 들어가지도 않았다"면서 "추가로 수조 달러의 납세자의 자금을 투입하기 전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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