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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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4일부터 약 2주일 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이들에게 '즉각 검사 이행 명령'을 내렸다. 이태원 클럽에서부터 다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집단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 시기에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음에도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지 않은 사실이 나중에 드러난 이들에게는 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박 시장은 11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 사이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거나, 근처에 있었던 이들은 무조건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이들에게 즉각 검사 이행 명령을 내린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통신사 등의 협조를 얻어 당시 이태원 클럽 인근에 있던 사람들의 명단을 구할 것"이라며 "이태원 클럽에 다녀갔는데 검사를 받지 않은 것이 나중에 밝혀지면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1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5명이다. 이중 서울 거주자는 51명이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 및 접촉자는 현재까지 3077명이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았다. 이중 1049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앞으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문제가 된 이태원 클럽들에서 작성한 출입자 명단을 토대로 감염 위험자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명단이 대부분 허위 작성된 것으로 드러나 애를 먹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에서 확보한 명단 5517명 중 2405명은 통화가 됐지만 나머지 3112명은 전화를 피하거나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해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박 시장은 "신분노출 우려가 있어 (검사를) 망설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신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익명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익명 검사란 본인 요청에 따라 검사 시 이름을 기재하지 않고 전화번호만 확인하는 방식이다. 검사 비용은 무료다.

박 시장은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 때문에 유흥시설에 가려던 사람들이 일반 술집으로 모여드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박 시장은 "지난 주말에도 클럽에 가는 대신 헌팅 포차 등으로 사람이 몰리고, 비말 감염이 우려되는 밀접접촉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형태의 이른바 '헌팅 술집' 등 유사 유흥업소에 대해 7대 방역수칙 준수 명령을 내린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해당 업소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모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PC방과 노래방 등에도 엄격한 점검을 이어가고, 감염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