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각급 학교의 등교 개학 시기를 늦춰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고등학교 3학년의 등교 시기를 1주일 미뤄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11일 오전 10시55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긴급 입장문을 내고 오는 13일로 다가온 고3 등교를 미뤄달라고 공개 건의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현재의 추이가 지속된다면, 등교수업 일정을 재검토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친 5월5일로부터 잠복기인 2주가 지난 5월20일에 다시 등교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등교수업 자체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등교수업 일정 자체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정부에 건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등교 결정을 유지하더라도 코로나 확산의 유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등교 형태나 교육과정 운영 등의 다양성을 현재보다 더 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이 등교 선택권을 요구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데 대해 유연하게 학사일정을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조 교육감은 애초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등교수업 운영방안 기자회견'을 열어 각급 학교의 방역 준비 현황와 등교 개학 이후 학교 운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하루 전 이를 취소했다.

조 교육감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추이와 정부의 지침 변경을 지켜보고 등교 수업의 순차적 연기를 제안하기로 했다"며 "후속 대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교직원과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의 폭넓은 의견을 청취했고 등교에 따른 여러 가지 보완대책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교육부에 등교 개학 연기를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는 입장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