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방문자 대인접촉 금지·유흥시설 집합금지 등 행정명령
생활방역 전환에도 각종 시설 개방 연기…등교수업도 연기될 듯
'클럽發 감염 역풍'…전국 지자체 코로나19 재확산 차단 비상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세를 보이면서 일선 지방자치단체 방역망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6일부터 방역체계를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완화하고 공원·문화시설, 도서관 등을 재개방한 직후 벌어진 사태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자체들은 문제가 된 클럽 방문자 추적에 집중하는 한편 유흥시설 운영 중단, 공공시설 개방 연기, 학교 등교수업 연기 등을 검토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과 관련해 이날 낮 12시까지 전국에서 8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51명, 경기 21명, 인천 7명, 충북 5명, 부산·제주 각 1명이다.

하지만 클럽 방문자 5천517명 중 3천112명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이들의 빠른 진단검사와 격리 조처가 지역확산을 막는 최선책인 만큼 지자체들은 방문자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익명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검사 대상자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이름을 비워둔 채 '용산01'과 같이 보건소별 번호를 부여하고, 전화번호만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동시에 클럽 방문자에 대한 강제 조치인 '검사 이행 명령'도 함께 시행한다.

만약 클럽에 다녀갔는데 검사를 받지 않은 게 나중에 밝혀지면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클럽發 감염 역풍'…전국 지자체 코로나19 재확산 차단 비상
5명의 클럽 관련 확진자가 나온 충북도를 포함한 충청권 지자체 역시 클럽 방문자를 대상으로 '대인접촉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를 통해 자진 신고를 하지 않은 클럽 방문자가 추후 역학조사에서 대인접촉 사실이 확인되면 최고 2년의 징역이나 2천만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

감염이 확산될 경우라면 추가로 방역 비용에 대한 구상 청구도 가능하다.

지자체 상당수는 이와 더불어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있다.

나이트클럽, 노래클럽, 룸살롱, 카바레 등 모든 유흥시설은 명령일로부터 2주간 집합금지를 이행해야 한다.

일반 음식점 중 감성주점과 콜라텍도 이행 대상에 포함된다.

집합금지 명령은 이들 시설에 사람이 모이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것으로 사실상 영업 정지와 같은 효과를 낸다.

일선 지자체들은 지속적인 야간점검을 통해 위반업소를 즉각 고발 조처한다는 방침이다.

생활 방역 전환 이후 속속 이뤄지던 공공시설 개방도 다시 주춤하는 분위기다.
'클럽發 감염 역풍'…전국 지자체 코로나19 재확산 차단 비상
충북도의 경우 이날 현재까지 문화시설 342곳 중 24곳, 공공 체육시설 305곳 중 131곳이 운영을 재개했다.

하지만 휴관 중인 나머지 시설들은 이번 사태로 운영 재개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는 정부의 생활 방역 전환 방침과 별개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오는 19알까지 연장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과 제주항, 관광지, 호텔 등의 방역체계를 지금 상태로 유지하고 체육시설과 공공도서관 등 200여곳의 개방 시기도 늦출 예정이다.

지난 8일 발표됐던 유·초·중·고, 특수학교 등교수업 일정에도 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선 시·도교육청은 교육부의 방침을 기다리면서도 연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미 학사 일정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결정에 따라 교내 학생 밀집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학교·급별 등교 방식 등을 수정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식 김지헌 양영석 임화섭 전창해 홍창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