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銀값 들썩…원자재 ETF·ETN도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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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둔화·中 부양책 기대
구리선물 저점대비 14% 상승
구리 레버리지 ETN 30% 올라
구리선물 저점대비 14% 상승
구리 레버리지 ETN 30% 올라
금과 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원자재 관련 ETF와 ETN의 지난달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월 대비 각각 네 배가량으로 폭증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 변동에 민감한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코로나19발(發) 급락세를 딛고 반등하면서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원유 파생형 상품과 달리 이들 원자재는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ETF와 ETN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구리 레버리지 ETN 36% 뛰어
11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지난 8일 7월물 구리 선물가격은 파운드당 2.40달러로 3월 저점(2.10달러) 대비 14.3%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현물가격도 같은 기간 13.2% 오른 t당 5227.50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구리 가격은 올해 고점 대비 17% 급락했지만 최근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구리값이 오르는 것을 시장에서는 경기 회복의 전조 현상으로 해석한다. 구리는 건설, 전기, 전자 등 산업 전반에 원자재로 쓰여 글로벌 수요 동향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이후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 등 경기 민감 원자재가 수익률 상위권에 진입했다”며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둔화된 데다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제한적인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와 ETN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는 구리 가격에 연동되는 ETN과 ETF 8종이 상장돼 있다. 구리 지수가격의 두 배로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상품인 ‘삼성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의 11일 종가는 3월 19일 저점(5105원)보다 36.14% 오른 6950원이었다. ‘신한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도 같은 기간 31.05% 뛰었다. 1배수로 움직이는 상품인 ‘KODEX 구리선물(H)’ ETF는 이 기간 15.83% 상승했다.
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구리 관련 ETF·ETN의 거래량도 한 달 새 폭증했다. 지난달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5억6188만원으로 3월(2억1166만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구리 투자 역시 원유처럼 레버리지 상품에 쏠리고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레버리지 ETN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저평가 매력 부각되는 은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도 온스당 1700달러 선을 웃돌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내년 말까지 온스당 30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최근 급격히 오른 탓에 오히려 금과 비교해 저평가된 은에 주목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7월물 은 선물가격은 온스당 15.84달러로 3월 저점 대비 35% 뛰었다. 금값이 저점 대비 15%가량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더 크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은 ETF와 ETN 수익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KODEX 은선물’ ETF는 3월 19일 최저점에서 25.58% 회복했다. ‘신한 은 선물’ ETN도 같은 기간 30.37% 올랐다. 은 선물 레버리지 ETN 상품들은 50%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은은 각종 전자제품과 태양광 패널,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자율주행자동차 부품 등에 두루 쓰인다. 이 때문에 경기가 회복되면 가격이 더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금과 은의 가격 격차가 최근 100배 이상 벌어지면서 “저평가된 은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글로벌 투자업계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향후 12개월 안에 은값이 온스당 2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금과 은, 구리 등 원자재는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각국이 돈을 푸는 경기부양책을 내놨기 때문에 봉쇄가 해제되면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11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지난 8일 7월물 구리 선물가격은 파운드당 2.40달러로 3월 저점(2.10달러) 대비 14.3%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현물가격도 같은 기간 13.2% 오른 t당 5227.50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구리 가격은 올해 고점 대비 17% 급락했지만 최근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구리값이 오르는 것을 시장에서는 경기 회복의 전조 현상으로 해석한다. 구리는 건설, 전기, 전자 등 산업 전반에 원자재로 쓰여 글로벌 수요 동향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이후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 등 경기 민감 원자재가 수익률 상위권에 진입했다”며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둔화된 데다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제한적인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와 ETN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는 구리 가격에 연동되는 ETN과 ETF 8종이 상장돼 있다. 구리 지수가격의 두 배로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상품인 ‘삼성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의 11일 종가는 3월 19일 저점(5105원)보다 36.14% 오른 6950원이었다. ‘신한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도 같은 기간 31.05% 뛰었다. 1배수로 움직이는 상품인 ‘KODEX 구리선물(H)’ ETF는 이 기간 15.83% 상승했다.
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구리 관련 ETF·ETN의 거래량도 한 달 새 폭증했다. 지난달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5억6188만원으로 3월(2억1166만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구리 투자 역시 원유처럼 레버리지 상품에 쏠리고 있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레버리지 ETN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저평가 매력 부각되는 은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도 온스당 1700달러 선을 웃돌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내년 말까지 온스당 30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최근 급격히 오른 탓에 오히려 금과 비교해 저평가된 은에 주목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7월물 은 선물가격은 온스당 15.84달러로 3월 저점 대비 35% 뛰었다. 금값이 저점 대비 15%가량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더 크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은 ETF와 ETN 수익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KODEX 은선물’ ETF는 3월 19일 최저점에서 25.58% 회복했다. ‘신한 은 선물’ ETN도 같은 기간 30.37% 올랐다. 은 선물 레버리지 ETN 상품들은 50%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은은 각종 전자제품과 태양광 패널,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자율주행자동차 부품 등에 두루 쓰인다. 이 때문에 경기가 회복되면 가격이 더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금과 은의 가격 격차가 최근 100배 이상 벌어지면서 “저평가된 은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글로벌 투자업계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향후 12개월 안에 은값이 온스당 2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금과 은, 구리 등 원자재는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각국이 돈을 푸는 경기부양책을 내놨기 때문에 봉쇄가 해제되면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