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직자에게 지급하는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이 지난달에만 1조원에 육박했다. 2월과 3월에 이어 또다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청년층(2030세대)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달 실업급여 1兆 육박 '역대 최대'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이었다. 2월 7819억원, 3월 8982억원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다.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도 65만1000명으로 3월 처음으로 60만 명을 넘긴 이후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업급여 지급액이 급증한 데는 신규 신청자 증가 외에도 지난해 10월 지급액 인상과 지급 기간을 늘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77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6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2월까지 매월 30만 명대 이상을 유지하다가 3월 25만3000명 증가 이후 10만 명대로 주저앉았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청년 비중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29세 이하에서 4만7000명, 30대가 5만7000명 등 청년층에서만 10만4000명 줄었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26만7000명 늘었다. 정부 고용정책이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근로자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보니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근근이 고용을 유지하지만 신규 채용은 거의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는 대면 접촉이 불가피한 서비스업과 수출길이 막힌 자동차 제조 관련 산업에 집중됐다. 서비스업에서는 여행업 등이 포함된 사업지원서비스업에서 2만400명 줄었고 택시·관광버스 등 육상운송업(-8900명), 청소·경비 등 사업시설관리업(-5800명), 숙박업(-3200명) 등의 감소폭도 컸다. 제조업은 4만 명이 감소했다. 최근 8개월 연속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2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만2000명(33%) 증가했다. 하지만 1월(17만4000명)과 3월(15만6000명)보다는 증가폭이 작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 충격은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 등으로 해고를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면 서비스업종의 타격은 컸다. 숙박음식업에서만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6400명 늘었고, 사업서비스업(5000명), 도소매업(4400명)에서 실직자가 많이 발생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번 조사를 보면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굉장히 억제하면서 최대한 고용은 유지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