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팝업창서 재차 확인하게 개선…'기부하지 않음' 선택도 마련" 조치
"추후 주민센터 등 통해 수정 가능…다음달 지역상품권·선불카드로 환급 검토"
'재난지원금 실수로 기부' 취소문의 많은 이유가 있다?
행정안전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실수로 기부했다면서 취소하겠다는 요청이 잇따르자 '실수 기부'를 방지할 장치를 마련해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행안부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13일부터는 전액 기부를 선택할 경우 팝업창으로 재차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카드사에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기부하지 않음'도 선택할 수 있는 메뉴를 구성하도록 했다.

아울러 "기부금을 실수로 입력하면 신청 당일 카드사 콜센터와 홈페이지에서 수정할 수 있게 했고, 당일 수정하지 못해도 추후 주민센터 등을 통해 수정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부 의사를 철회하면 다음달 중순께 그에 상응해 금품을 되돌려주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기부 신청 절차를 일부 변경한 것은 지원금 기부 신청 절차와 관련한 정부 가이드라인으로 착오 기부가 발생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정부는 카드사가 지원금 카드 신청 홈페이지를 구성할 때 기부 신청 절차를 지원금 신청 홈페이지 내에 만들라고 안내했다.

현재 일반적으로 각 카드사 지원금 신청 화면에서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본인 인증을 하면 고객이 받는 지원금액이 나오고 기부금 신청 항목도 나온다.

여기서 기부금액을 만원 단위로 입력할 수 있고, '전액기부' 클릭상자를 누를 수 있게 돼 있다.

기부할 의사가 있다면 기부금액 입력하고, 없으면 확인을 누르면 지원금 신청 절차가 마무리된다.
'재난지원금 실수로 기부' 취소문의 많은 이유가 있다?
당초 카드업계는 지원금 신청 화면과 기부 신청 화면을 분리할 것을 요구했다.

즉, 지원금 신청 메뉴를 눌러 지원금 신청 절차를 개시해 마무리하고, 이후 기부에 뜻이 있는 고객만 별도의 기부 신청 메뉴를 눌러 기부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원금 신청 절차 내에 기부 신청 절차를 삽입하도록 지침을 내려 현재와 같은 기부 신청 절차가 마련됐다.

일종의 '넛지(nudge, 팔꿈치로 찌르기·간접적 유도의 의미)' 효과가 작용할 여지가 생겨난 셈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청 첫날 실수로 기부해 어떻게 취소할 수 있는지 묻는 전화가 적지 않게 카드사 상담센터로 몰렸다.

기부금액을 신청금액으로 오해했다거나 아무 생각 없이 클릭 상자를 눌러 전액기부가 됐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기부를 시스템적으로 유도한다는 것과 약관 전체 동의 시 기부에도 동의한 것으로 처리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지원금 신청과 기부를 한 화면에 구성한 것은 트래픽 증가로 인한 시스템 부하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지원금 신청 정보가 카드사에서 정부로 넘어오면 기부를 취소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를 제외한 전 카드사가 신청 당일 오후 11시30분까지 기부 취소 신청을 받고 있다.

신한카드는 다음날 오후 6시까지 받는다.

신한·삼성·현대카드는 상담센터를 통해서, 롯데·우리·하나·BC카드는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취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인터넷, 모바일, 상담센터 등에서 취소를 가능하게 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신한은행에서도 취소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15일부터는 홈페이지로 취소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