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4大 대책…입법까진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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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국정 현안으로 제시…국회로 공 넘어 와
전국민에 고용보험 혜택
특수고용노동자 포함부터 진통
전국민에 고용보험 혜택
특수고용노동자 포함부터 진통
문재인 대통령이 ‘포스트 코로나 대책’으로 제시한 주요 국정 과제가 국회로 넘어왔다. 고용보험 확대와 비대면 의료서비스 지원, 의료 인력 확충,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 등이 모두 입법 사안이다. 관련 법안이 이미 발의돼 있지만 이익단체의 반발과 부처 간 견제, 재정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20대 국회 막바지에 이르기까지 통과되지 못했다. 여야 모두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각론을 두곤 이견을 보이면서 21대 국회가 들어선 이후에도 논의가 공회전할 가능성이 있다.
전 국민 고용보험 현실화될까
12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안’(구직자취업촉진법 제정안)은 다음주 중 열릴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일 문 대통령이 3주년 연설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언급한 뒤 국회가 빠른 처리에 나선 것이다. 다만 여야는 고용보험 확대 대상에 예술인만 포함시키고 특수고용노동자는 제외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논의를 21대 국회로 넘긴 셈이다.
미래통합당은 고용보험 확대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이자 통합당 환노위 간사는 “특수고용노동자 등 추가 확대에 대해선 고용주 의견을 들어보는 절차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술인과 특수고용노동자를 시작으로 자영업자까지 단계적으로 고용보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라 21대 국회에서 야당과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재정 부담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8년간 묵힌 원격의료법 운명은
문 대통령이 ‘비대면 의료서비스’ 지원을 언급하면서 의료법 개정안(원격의료법)도 21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여러 시범사업 형태로 원격의료를 추진했지만 의료계 반대가 워낙 심해 속도를 붙이지 못했다. 의료계는 원격의료를 허용하면 상급병원 쏠림과 오진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정부를 비롯해 여야 의원들을 압박해왔다. 민주당도 야당 시절인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의료법 개정을 추진할 때 ‘의료민영화’라는 이유로 반대한 적이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론이 원격의료에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21대 국회에선 논의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비대면 의료’에 대해 “의료취약지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원격모니터링이나 상담 조치를 확대하자는 뜻”이라며 “원격진료 제도화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공의대법은 의료계 반발
공공의료 인력 확충을 위해 발의돼 있는 공공의대법도 지역구 이슈와 얽혀 여야 대립이 치열한 법이다.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할 전문 의대를 신설하자는 내용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관건은 의사 수 확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의료계 반발이다. 이 법안은 19대 때부터 의대 설립 지역만 바뀐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됐지만 몇 년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복지위 관계자는 “특정 지역과 관련된 법안이라 통과가 더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정원 확대 없이 폐교한 서남대 의대 정원(49명)을 그대로 가져오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최근 의료인력 양성 관련 간담회를 여는 등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 불을 지피면서 의료계 우려는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협은 지난 10일 입장문에서 “감염병 대응은 민관이 협력해서 하는 것이지 공공의료 인력을 증원하겠다고 하는 건 비효율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질본 청 승격 이번엔 성공할까
문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재차 강조한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과 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은 여야 모두 총선 공약으로 내건 사안이다. 다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공약이 뒤집힐 가능성이 남아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질본의 청 승격 내용을 담은 ‘국가 감염병 관리체계 개선 촉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복지부 반발과 부처 협업 등을 이유로 막상 청 승격은 보류됐다.
복수차관제 역시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다른 부처 견제가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메르스 때도 복수차관제 도입이 언급됐지만 현실화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부처 간 보이지 않는 ‘기싸움’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전 국민 고용보험 현실화될까
12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안’(구직자취업촉진법 제정안)은 다음주 중 열릴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일 문 대통령이 3주년 연설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언급한 뒤 국회가 빠른 처리에 나선 것이다. 다만 여야는 고용보험 확대 대상에 예술인만 포함시키고 특수고용노동자는 제외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논의를 21대 국회로 넘긴 셈이다.
미래통합당은 고용보험 확대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이자 통합당 환노위 간사는 “특수고용노동자 등 추가 확대에 대해선 고용주 의견을 들어보는 절차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술인과 특수고용노동자를 시작으로 자영업자까지 단계적으로 고용보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라 21대 국회에서 야당과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재정 부담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8년간 묵힌 원격의료법 운명은
문 대통령이 ‘비대면 의료서비스’ 지원을 언급하면서 의료법 개정안(원격의료법)도 21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여러 시범사업 형태로 원격의료를 추진했지만 의료계 반대가 워낙 심해 속도를 붙이지 못했다. 의료계는 원격의료를 허용하면 상급병원 쏠림과 오진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정부를 비롯해 여야 의원들을 압박해왔다. 민주당도 야당 시절인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의료법 개정을 추진할 때 ‘의료민영화’라는 이유로 반대한 적이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론이 원격의료에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21대 국회에선 논의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비대면 의료’에 대해 “의료취약지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원격모니터링이나 상담 조치를 확대하자는 뜻”이라며 “원격진료 제도화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공의대법은 의료계 반발
공공의료 인력 확충을 위해 발의돼 있는 공공의대법도 지역구 이슈와 얽혀 여야 대립이 치열한 법이다.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할 전문 의대를 신설하자는 내용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관건은 의사 수 확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의료계 반발이다. 이 법안은 19대 때부터 의대 설립 지역만 바뀐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됐지만 몇 년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복지위 관계자는 “특정 지역과 관련된 법안이라 통과가 더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정원 확대 없이 폐교한 서남대 의대 정원(49명)을 그대로 가져오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최근 의료인력 양성 관련 간담회를 여는 등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 불을 지피면서 의료계 우려는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협은 지난 10일 입장문에서 “감염병 대응은 민관이 협력해서 하는 것이지 공공의료 인력을 증원하겠다고 하는 건 비효율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질본 청 승격 이번엔 성공할까
문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재차 강조한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과 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은 여야 모두 총선 공약으로 내건 사안이다. 다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공약이 뒤집힐 가능성이 남아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질본의 청 승격 내용을 담은 ‘국가 감염병 관리체계 개선 촉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복지부 반발과 부처 협업 등을 이유로 막상 청 승격은 보류됐다.
복수차관제 역시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다른 부처 견제가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메르스 때도 복수차관제 도입이 언급됐지만 현실화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부처 간 보이지 않는 ‘기싸움’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