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이동제한령 완화…라마단 종료 후 축제 기간이 '분수령'

말레이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폭증을 우려해 "아이들을 밖으로 데려 나오지 말라"고 대중에 경고했다.

말레이, 코로나 재폭증 우려…"아이들 쇼핑몰 데려오지 말라"
12일 일간 더 스타 등에 따르면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국방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동제한 명령을 완화한 뒤 많은 부모가 아이들을 쇼핑몰이나 공공장소에 데려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라며 "만약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정부는 아이들을 데리고 공공장소에 나오는 행위를 불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는 3월 초 쿠알라룸푸르의 모스크에서 열린 이슬람교 부흥 집회에서 집단 감염사건이 발생한 뒤 같은 달 18일부터 이동제한령을 발동, 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 문을 닫고 시민들이 생필품 구매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못 하도록 막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무장 군인과 경찰을 도로 곳곳에 배치해 이동제한령 위반자를 체포하는 등 적극적으로 단속했다.

그 결과 지난달 중순부터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로 줄자 이달 4일부터 이동제한령을 상당 부분 완화하고, 경제활동 대부분을 재개했다.

다만, 주(States)를 넘나드는 이동은 여전히 금지되고, 학교와 예배당도 계속 문을 닫았다.

이동제한령은 6월 9일까지 완화된 상태로 유지된다.

말레이, 코로나 재폭증 우려…"아이들 쇼핑몰 데려오지 말라"
말레이시아의 신규 확진자는 이동제한령 완화 후 현재까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70명 추가돼 총 6천726명이고, 사망자는 1명 늘어 총 109명이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이달 23일 라마단이 종료된 뒤 '이둘피트리' 축제 기간을 코로나19 사태의 중요한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슬람 신자들은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하는 라마단이 끝나면 가족, 친인척, 이웃과 축하 인사를 나누고 함께 식사하며 명절 분위기를 즐긴다.

말레이시아 보건부의 누르 히샴 압둘라 보건총괄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둘피트리 때 같은 주에 사는 친인척 최대 20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허락한다"며 "사회적 거리를 지킬 수 있는 공간에 따라 참석자 수를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압둘라 국장은 "특히 노인을 보호하기 위해 신체를 접촉하는 인사를 하지 말라"며 "(이둘피트리는) 우리에게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 코로나 재폭증 우려…"아이들 쇼핑몰 데려오지 말라"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웃 나라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이민 당국은 전날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도매 시장을 봉쇄하고 인도, 미얀마, 방글라데시, 네팔에서 온 불법 체류 노동자 수백 명을 체포했다.

이민 당국은 이달 2일에도 쿠알라룸푸르의 외국인 주거 지역에서 적법 서류를 갖추지 않은 이주 노동자 등 586명을 검거했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불법 체류자 체포에 대해 유엔(UN) 등 국제사회가 인권침해와 감염자 음성화에 관한 우려를 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