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10년 만에 재단장 나선다
롯데백화점이 10년 만에 대대적인 영등포점 재단장에 나선다. 최근 시설 공사를 마친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과 이 지역 상권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부터 영등포점 리뉴얼을 시작해 가장 먼저 아동·유아 전문관 일부를 열었다고 12일 발표했다. 기존 7층에 있었던 아동·유아 전문관을 8층으로 옮기고, 매장 크기를 약 50% 확대한 4100㎡까지 키웠다. 브랜드 수도 기존 16개에서 42개로 늘렸다.

오는 20일에는 인공지능(AI) 로봇 브랜드 ‘휴머노이드’ 매장을 연다. AI 로봇과 코딩 로봇 등을 매장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또 체험형 키즈카페 ‘닥터밸런스’와 ‘상상스케치’ 등도 오는 6~7월께 선보이기로 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이달 말 남성·스포츠 매장 공사도 들어간다. 8월부터는 여성·잡화·화장품 등의 매장도 리뉴얼하기로 했다. 연내 공사를 완전히 마무리 하는 것이 목표다. 박중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장은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과 감성이 어우러진 시그니처 쇼핑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영등포점 시설 공사를 새로 하는 것은 인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때문이란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지난 3월 매장 재단장을 마쳤다. 두 동으로 이뤄진 매장 중 한 동 전체를 리빙관으로 꾸미는 등 기존 백화점 상식을 파괴하는 혁신적인 시도를 했다. 이후 영등포 상권의 백화점 주도권이 신세계백화점으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이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영등포 역사를 쓰는 롯데백화점은 큰 돈을 들여 대대적으로 매장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 역사의 임대기간이 최대 10년이어서 사업자가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6월 입찰에 참여해 낙찰받았고, 올 1월 사용계약을 연장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