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방역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최 회장은 13일 <한경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클럽을 콕 찍어 규제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클럽을 포함한 유흥시설을 규제해야 한다고 수차례 말했다. 그동안 묵살하다가 이제와 클러버 탓을 해서는 안된다"고 방역당국을 비판했다.

최근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자는 10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방역당국은 집회와 교회 등은 적극적으로 막고 유흥시설은 사실상 방치했다"면서 "집회, 교회 등은 얼마든지 2미터 간격, 마스크 착용 등이 가능하지만 유흥시설은 아니다. 클럽에서 젊은이들이 마스크도 안 쓰고 밀착해 움직인다. 그 위험성을 성명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수차례 경고했는데 방역당국이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를 촉발한 경기 용인시 거주 29세 남성 A씨는 클럽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이번 사태는 이태원 클러버보다 정략적 방역을 한 방역당국이 불러온 것"이라고 했다.

클럽을 규제하지 않은 것이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교회와 집회는 막았는데 클럽은 방치했다. 어떤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직접적으로 정부에 유흥시설 규제를 건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성명서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건의했다. 직접 건의한 것은 아니지만 방역당국이 의사협회의 발언을 언론을 통해 분명히 접했을 것"이라며 "아무리 위험성을 지적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이태원발 코로나19에 학생들도 대거 감염된 것과 관련해서는 "최소한 개학을 2주 이상 미뤄야 한다"면서 "전국적으로 동시에 등교개학을 할 것이 아니라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않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아무리 방역 교육(마스크 쓰기, 친구들과 거리두기 등)을 해도 통제가 안 된다. 초등학생 등교개학은 최소한 9월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의사협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줄곧 정부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해왔다. 일각에선 우리나라 방역을 외신에서는 극찬하는데 의사협회가 정치적인 이유로 비판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 회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에 참여한 바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최 회장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중대한 국가 위기 상황인데 내가 정치적 득실을 따져 말을 하겠나. 제 주장은 개인 의견이 아니라 의료계 내부 의견을 모아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정치적인 성향을 이유로 전문가 집단인 대한의사협회 주장을 매도하는 것이야 말로 정치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