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에서도 중국 견제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의회 상원은 12일(현지시간)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을 지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옵서버는 발언권은 있지만, 의결권은 없는 참여국을 말한다. 이번 법안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대만의 WHO 옵서버 자격 회복을 도울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실행 방안도 담겼다. 이번 법안은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으로 중국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친중 성향의 마잉주 총통 집권기인 2009~2016년 WHO 참관인 자격을 유지했지만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후 중국의 반대로 자격을 상실했다. 대만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자국의 모범 방역을 내세우며 WHO 재참여를 요청하고 있지만 중국이 반발하고 있으며, WHO도 중국의 눈치를 보며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꺼려왔다. 이에 따라 오는 18~19일 WHO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다른 공화당 의원 8명과 함께 ‘코로나19 책임법’을 발의했다. 중국이 코로나19의 발병 원인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면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 내 중국 기업의 자산 동결과 대출 제한, 중국인 입국 제한과 비자 철회 등 광범위한 제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법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중국 공산당이 코로나19에 대해 숨기지 않았다면 바이러스가 미국에 상륙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중국에서 분명히 뭔가 잘못됐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에 앞서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미국 내 희토류(전자제품에 쓰이는 17종의 희귀광물) 산업 부흥을 위해 관련 기업에 세제 지원을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세계 1위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은 각종 국제 현안에서 광물자원을 무기로 활용해 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