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 휘트먼 퀴비 CEO '온라인 마켓' 이베이 키운 여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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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동영상 스타트업 CEO로 복귀
'숏폼' 콘텐츠로 디즈니·넷플릭스에 도전
여성 경영인 신화 다시 쓸까
"퀴비는 내 경력 중 가장 파괴적
사람들 영상 체류시간 점점 짧아져
기술력으로 OTT업계 판도 바꿀 것"
'숏폼' 콘텐츠로 디즈니·넷플릭스에 도전
여성 경영인 신화 다시 쓸까
"퀴비는 내 경력 중 가장 파괴적
사람들 영상 체류시간 점점 짧아져
기술력으로 OTT업계 판도 바꿀 것"

세계 최초 ‘돌리는 화면’ 차별화
드림웍스 공동 창업자이자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회장을 지낸 제프리 카젠버그는 휘트먼을 CEO로 영입해 2018년 8월 퀴비를 설립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유명 제작자를 파트너로 내세웠고 디즈니와 알리바바 등으로부터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받았다. 젊은 Z세대를 위해 거물들이 뭉쳤다는 평가다.
퀴비는 사람들의 영상 체류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휘트먼은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거나 출퇴근길처럼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2시간짜리 영화를 10분도 안 되게 잘라 매주 혹은 매일 공개한다. 영상이 짧다는 점에서는 유튜브와 틱톡, 제작비가 많이 드는 콘텐츠란 점에선 넷플릭스를 닮았다.
치열한 OTT시장…반응은 ‘글쎄’
지난달 초 미국과 캐나다에서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창업 초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게 무색할 만큼 고전했다. 첫날 앱 다운로드 건수는 30만 건으로 반 년 전 론칭 첫날 400만 건을 기록했던 디즈니 플러스에 비해 턱없이 초라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순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OTT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워너미디어는 이달 말 OTT HBO맥스를 선보이고 AT&T는 무료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컴캐스트는 지난달 OTT 피콕을 출시했으며 애플도 애플TV 플러스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중국의 팁톡은 다운로드 20억 건을 돌파했고 콰이쇼는 틱톡 대항마인 스낵비디오를 출시했다.
퀴비의 미래를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블룸버그는 “퀴비가 내세우는 턴스타일이 대중의 시청 습관을 바꿀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돌려가며 보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가 끝나면 OTT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1956년생인 휘트먼은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땄다. 1979년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는 프록터앤드갬블(P&G)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뒤 베인앤드컴퍼니로 옮겨 8년간 컨설턴트로 일했다. 이후 월트디즈니, 스트라이드 라이트, FTD, 하스브로 등에 연달아 스카우트됐다.
1998년 이베이 CEO로 취임한 뒤 2008년까지 재직하면서 직원 30명의 매출 400만달러였던 이베이를 퇴직 당시 1만5000명의 직원과 연매출 80억달러를 내는 대기업으로 키웠다.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통해 나만의 노하우와 내공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휘트먼은 2011년부터 6년간 휴렛팩커드(HP) CEO로 일하면서 “회사의 변화와 도전을 이끌었다”고 회고했다.
그의 여장부 기질은 맹렬 여성이었던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이베이 사장에 취임하기 위해 외과의사인 남편이 일을 그만두도록 한 뒤 두 아들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옮길 정도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